지방선거 또다른 승리자, 박수현
지방선거 또다른 승리자, 박수현
  • 유재근 객원기자
  • 승인 2018.06.19 07:3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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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 칼럼]유재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백제뉴스DB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백제뉴스DB

 

이번 공주·부여·청양의 6·13 지방선거 결과는 한 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이자 박수현의 승리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통적 약세 지역이었던 경남을 비롯해 전국적인 압승을 거둔 데에는 문재인 정권의 높은 지지율이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충남지역, 그것도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불리는 부여와 청양이 파란 물결로 뒤집어진 것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공주·부여·청양에선 나란히 최초의 진보성향 단체장이 탄생했다. 공주는 보수정당에서 당선됐던 도의원 자리가 모두 민주당에서 나왔고, 부여와 청양은 비례만 빼고 자유한국당 일색이던 군의회에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문재인 정권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 빈틈없는 활약을 보인 뒤 충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대변인에서 물러났으나 중간에 날개가 꺾였던 박 전 대변인은 그러나 와신상담 공주·부여·청양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자기 선거보다 더 많은 공을 들였다.

도지사 경선을 포기할 당시 시끄러운 여론에도 불구하고 동정여론 또한 높았던 게 박 전 대변인이었다. 더군다나 이재명 경기지사 사태가 불거지는 등 내홍이 확산되면서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재명도 사퇴를 안 하는데 박수현은 대체 왜 사퇴를 했느냐”는 주장이 확산일로에 있었다.

또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태의 여파로 민주당이 충남에서 어려운 선거를 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양승조 도지사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둠은 물론 박 전 대변인이 전방위로 활동하고 안 전 지사 당시 부지사를 지낸 박정현 후보 역시 부여에서 현역 군수를 꺾는 등 안희정 리스크를 완벽히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총선에서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며 막판에 부여와 청양이 공주와 같은 선거구로 묶인 터에 뒤늦은 유세 활동을 펼쳤으나 지역의 막강한 보수 색채에 밀려 좌절했던 박 전 대변인은 그러나 그 뒤에도 잊지 않고 지역을 찾아 면을 쌓았던 게 이번 승리의 직접적 요인이 됐다.

당장의 수혜자는 박 전 대변인보다는 당선자들이 되겠지만, 본인 역시 내후년으로 다가오는 총선에서의 기대감을 한층 부풀어 오르게 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지역 내 위상을 보여준 것은 물론 원내에 자기 사람을 대거 심어놓음으로 인해 2년 뒤 선거에서 자신을 위해 뛰어줄 인재풀이 확보된 점은 낯선 지역에서 그것도 개인플레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총선과 가장 다르게 달라진 점이 될 것이다.

물론 정권이 바뀐 만큼 남은 2년 동안 바뀐 선수들이 지역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게 됐다. 선거기간 약속한 공약들을 얼마나 잘 지켜내는지의 중간 평가가 박수현 당선여부와 직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