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양승조·복기왕 그들의 아킬레스 건은?
박수현·양승조·복기왕 그들의 아킬레스 건은?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8.01.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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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 3인(좌로부터 양승조, 박수현,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 3인(좌로부터 양승조, 박수현, 복기왕)

 

안희정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충남도지사에 여권 주자들의 경선 경쟁이 뜨겁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하고 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시장, 그리고 청와대로부터 자유의 몸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 박수현 대변인의 아킬레스 건을 살펴보자.

정권의 연이은 악재, 지지율 하락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변인으로 발탁돼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해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와대 출신 중 가장 행운아로 보아도 무방했다. 지난 총선에서 패배 후 이어졌던 사실상의 백수 생활이 청산된 것만도 감개무량인데 이후 전국에 얼굴을 알리면서 호감을 산 것이 충남지사 유력후보까지 올라서게 했다.

그러나 정권 초기의 엄청난 대통령 지지율에 비해 최근에는 부동산 정책 실패, 가상화폐 논란,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로 견고했던 20~40대 지지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제천과 밀양에서 연이어 화재 참사가 발생하면서 정국돌파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1월 25일 쯤 사직서를 제출하고 월말이나 2월초에 금의환향해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려던 그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박수를 받으며 꽃가마를 타고 내려온다면 가속력이 붙은 상태에서 질주를 할 수 있었는데 이미 다른 두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고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는 반면 조용한 귀향을 하게 된다면 추진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당 위협, 현역 의원 출마에 부정적인 분위기

27일 현재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18석)의 의석 수는 고작 3석 차이다. 바른정당의 보수개혁이 지지부진하면서 33명의 의원이 9명으로 줄었고 그들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그 레이스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음을 감안하면 원내 1당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보수에 비판적인 분위기 덕분(?)에 자유한국당에서 지방선거에 나설 현역의원이 극히 일부인데 반해 민주당은 굉장히 많고 이들이 빠지면 원내 1당이 더 빨리 뒤바뀔 수 있다. 출마를 노리는 의원들은 자신들이 사퇴해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이는 오만이다.

더욱이 출마해야 할 의원들의 사퇴 시한은 5월 14일, 보궐선거는 6월 4일인데 반해 차기 국회의장을 포함해 상임위원장의 선출이 5월 24일임을 감안하면 보궐이 문제가 아니라 5월 24일을 기준으로 한 의석수가 더 문제가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결국 현역의원들은 특히 경선과정에서 당원들로부터 부정적 평가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양승조 의원에게는 큰 난제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낮은 인지도

이미 청와대 대변인, 이미 4선의원. 그들 사이에 놓인 복기왕 아산시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낮은 인지도다. 아산에서 나름 좋은 평가를 얻고 있지만 좋은 사람의 여부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그를 아는 사람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30만 인구는 그에게 큰 힘이 되지만 이웃도시이자 충남의 수부도시인 천안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았으면 더 많은 도움을 받았을 거란 아쉬움이 있을 복 시장이다. 양승조 후보의 등장으로 확장성이 많이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하면 공주, 천안, 아산으로 나뉜 3명의 후보가 충남 전체로 보면 동쪽에 치우쳐 있고 복 시장이 그 중에 가장 서쪽 주자라는데 있다. 다시 말해 이미 가세가 기울어진 동쪽보다 서진정책을 펴기 유리한 주자라는 뜻이다.

복 시장도 서천군수 출신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 비서관 등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텅 빈 서쪽으로의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