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이춘희는 행운아?
[단상]이춘희는 행운아?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8.01.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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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뉴스

지방선거의 해가 밝았다. 출마 지원자들이 속속 담금질을 시작하고 있으나, 17개 광역단체에서 유일하게 여야 할 것 없이 이렇다 할 후보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는 지역이 바로 세종시다.

유한식 초대 세종시장은 어디있나? 지난 2016년 초 출마설이 분분했던 총선을 앞두고 돌연 농어촌공사의 상임감사로 취임해 정권과 거래가 있었다느니 임기 2년을 마친 후 시장선거에 나서기 위해 딱 좋은 시기란 말도 있었지만 정작 임기가 끝나가도록 자취를 찾을 수 없다.

최민호 전 행복청장은 어디있나? 이완구 전 총리의 대법원 무죄 선고로 이 전 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최 전 청장이 정치적으로 유리해질 거라고들 했지만 존재를 찾을 수 없다. 솔직히 갖다 붙이니 말이지 이 전 총리의 무죄와 최 전 청장이 세종시에서 얻게 될 소득에 크나 큰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충재 전 행복청장은 어디있나? 이 전 청장에게는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의 한계가 뚜렷이 보이는 것 같다. 설사 패배를 무릅쓰고라도 나설 패기가 보여야 할진데 그것은 없는 것 같고, 가만히만 있으면 시민들에게 잊힐까봐 중구난방 식으로 다니다보니 면이 안 서는 모양새다.

고준일 의장은 어디있나? 30대 젊은 나이에 재선의 시의원으로 장래가 촉망한 듯 보였으나 정당정치를 무시하고 다른당 의원들과 영합하여 의장까지 했으면 다음 선거에서는 당연히 당당하게 시장이나 국회의원 쯤은 노리고 내가 여당 내 적폐세력을 깨부수겠다는 포부 정도는 보여야지 뭐하고 있는가. 설마 또 여당 공천이나 어떻게 받아서 다시 시의원이나 해보자는 그런 기득권 마인드는 아니겠지?

이춘희 시장이 너무 잘해서 상대가 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앙공원, 보행육교, 보행터널, 교통공사 운영, 전월산의 종교부지 등등. 수많은 시민, 기관들 간의 갈등요소 사이에서 행복청 핑계, 시민들의 문제는 시민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나몰라라 행정.

시 안에서의 갈등도 해결치 못하는데 밖은 오죽하랴. 대전, 청주, 공주 등 함께 손잡아도 부족할 인근 자치단체들과의 산적한 갈등을 그들의 지역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넘기면 그만인가?

결정적으로 여당의 주축이고 건설의 전문가임을 자임하면서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이춘희 시장의 행정 난맥상에서도 내가 대신 나서보겠다, 내가 이 시장과 한 번 붙어보겠다는 마땅한 이 하나 없으니 세종시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세종시에서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물음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춘희 시장이 만일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이는 ‘이춘희의 승리’가 아닌 ‘역대급 대진운의 승리’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