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
'영화제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
  • 김종술 기자
  • 승인 2009.10.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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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주 신상옥청년영화제가 젊은 감독들의 문을 열어준다는 취지에 맞지 않게 개막식폐막식에만 초점을 맞춰 행사를 위한 행사로만 진행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올해로 제3회째를 맞는 영화제는 제목처럼 한국 영화의 앞날을 짊어지고 나갈 젊은 감독들의 등용문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출품작들은 심사위원들을 위한 영화로 전락했으며 지난해 지역영세업체에 대금을 밀리고, 아직까지 지급하지 않는 등 피해를 준 사실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영화아카데미 본선 진출작을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상영하고 같은 시각에 감독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왕래가 적은 곳에서 영화가 상영되고 이에 따른 홍보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서 일반인들은 영화상영이 있는지도 모르고 감독과 배우들만 자리를 채워 본선에 진출한 감독들과 배우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 작품을 낸 모 감독은 “내가 만든 영화를 일반인들도 같이 봐줬으면 하는 생각에 출품했지만 일반관객들은 전혀 없고 작품을 출품한 감독·배우 등만이 관람을 하는 등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며 “다른 감독들과 교류도 하고 어제 왔는데 영화인들이 함께하는 자리도 전혀 없이 극장도 아니고 외진 곳에서 관객 한 명도 없이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보고서 큰 실망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14일 대전의 모 기자는 “작년도 영화제를 하면서 공주시의 영세 업체는 ‘2천만원 정도의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취재를 요청했다”며 “공주시가 시민들의 혈세로 영화제를 치르면서 예산 문제가 투명하지 못하고 시 관계자들도 ‘전혀 모르는 사항이다. 영화감독인협회에 물어봐라’하는 등 떠넘기기에 급급한데 지역의 언론들이 알면서도 미온적으로 대처를 한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화제 예산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지만 지난해 언론사 홍보비도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는 협회가 영세업체의 대금 까지 떼어먹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공주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치르는 행사가 실속 챙기기에 혈안이 된 한 단체의 호주머니 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공주시는 예산 운영을 철저히 감시하고 영화제가 끝나면 예산을 공개해서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주시에는 더 적은 예산으로 더 훌륭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컨텐츠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예산마저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단체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현재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단체는 예산이 적다는 예산타령만 할 게 아니고 적은 예산이라도 이익만 챙기기 보다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최선을 다해 행사를 치르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타 도시에서 열리고 있는 영화제의 흉내만 내서도 안 되고 공주시만의 독특한 마인드를 가지고 본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운영돼야 한다. 젊은 영화인들과 시민들이 영화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며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앞날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영화제를 키워 간다면 영화인들과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젊은 감독들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전국 최고의 영화제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