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박성효? 불 붙는 대전시장 선거
이상민? 박성효? 불 붙는 대전시장 선거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7.11.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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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대전시청사 전경 © 백제뉴스

권선택 대전시장이 결국 낙마했다.

법정싸움을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 대전시를 끌고 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는 받고 있으나 임기 내내 시정의 불확실성 속에 대전시는 여러 중점 사업에서 표류했고, 그의 임기가 거의 다 되어서야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며 수습은 오롯이 차기 시장에게 넘어가게 됐다.

선거구도가 명확히 갈려있는 영·호남과 달리 대전은 민심의 풍향계로 매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여야의 승패가 갈려왔다. 그만큼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만 내년도 지방선거를 놓고는 아직 미온적인 반응이 이어져 왔었다. 집권당인 민주당에서는 지금까지 권 시장의 낙마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던 상태라 조심하는 경향이 있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물망에는 오르고 있으나 좋지 않은 여론 때문에 의원직을 던지고 시장에 도전하겠다 나서는 인물이 없는 상태였다.

민주당에서는 권 시장이 낙마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마선언을 하는 모양새가 불편하게 보일 수 있어 아직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나 기선제압의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출마 희망자들의 눈치싸움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는 이상민 의원(유성 을, 4선)의 이야기가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대전시에 대한 발언 폭을 넓히고 있는 이 의원은 당내 비주류로 밀려있는 역학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장으로 새로운 정치적 출발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성구청장을 지내고 있는 허태정 구청장 또한 시장직을 노리고 있으나 이상민 의원이 시장에 도전하면 비게 될 유성 을 지역구에 나서는 식으로 자연스런 선수교체가 가능하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박범계(서구 을, 재선) 의원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적폐청산 작업을 위해 당분간 원내에서 더 힘을 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다선인 박병석(서구 갑, 5선) 의원이 도전을 선언한다면 판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박 의원은 시장보다는 국회의장 직에 더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이란 전제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활동 폭이 가장 크다. 직업이 대전시장 출마자(현재 1승 2패)로 보일만큼 시장 선거 때마다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나무 심는 것을 좋아해 ‘나무시장’으로 비아냥거림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박 전 시장은 의원직 사퇴가 불필요한 게 가장 큰 장점으로 최근 대전시당 정책자문위원장을 맡아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재선의 전 대덕구청장, 또 재선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는 정용기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후보감일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시장 출마 도전을 했다 경선에서 컷오프 탈락했던 정 의원. 역시 같은 대덕구 의원 출신인 박 전 시장과 지역기반이 겹치고 대덕구 외 다른 지역에서는 박 전 시장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최대 약점이다.

유재근 © 백제뉴스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이장우(동구, 재선) 의원도 내심 의지가 있는 걸로 전해지고 있으나 소위 친박 8적으로 분류된 친박 핵심세력이란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현직을 내던지고까지 지방선거에 나설 메리트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은권(중구, 초선) 의원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에선 한현택(동구, 재선) 구청장 겸 시당위원장이, 바른정당에선 남충희 전 경기부지사 등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정계개편 가능성이 있는 당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트램시장이 남기고 간 도시철도 2호선 사업, 보존과 개발 사이에 있는 월평공원 문제, 난항을 겪고 있는 유성터미널, 특혜 의혹이 있는 용산동 아울렛, 대전의료원과 이번 정부에서 추진 중인 소방 전문병원 유치 등 많은 숙제가 차기 시장에게 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