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주년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제55주년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 이규선
  • 승인 2017.11.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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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규선 계룡소방서장
© 백제뉴스

119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는 11월 9일은 제55주년 소방의 날이다. 이 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무한한 희생과 땀으로 일궈낸 자부심과 긍지가 그리고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고 보호해야 하는 숙명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소방의 날이 더욱 값지고 소중할 수밖에 없다.

한편, 소방의 날을 11월에 지정하고 기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부한 이야기지만 계절적으로 11월은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기온이 낮고 변화가 잦아 화기 취급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닌다. 그러기에 사회 전반에 화재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가끔은 주변에서 소방의 날만큼은 소방가족 모두가 일상에서의 긴장의 끈을 놓고 마음 편한 시간을 가져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덕담을 주기도 한다. 물론 그분들이 소방의 사회적 중요성과 과제를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덕담을 주는 것은, 그동안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국민의 손과 발이 되어준 감사의 표시가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소방의 날을 단순히 기념하는 것으로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소방의 사전적 의미는 화재를 진압하고 불난 것을 끄는 일을 뜻한다. 이처럼 소방이 지닌 업무 중에는 화재 진압과 예방의 업무가 공존하지만 이를 간과(看過)하여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가끔은 망각(忘却)하기도 한다.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로 곡돌사신무은택 초두란액위상객(曲突徙薪無恩澤 焦頭爛額爲上客)이라는 말이 있다.

화근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뜻으로 역설적으로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즉 화재를 예방하는 것은 진압과 마찬가지로 소방의 중요한 업무인 것이다. 이처럼 소방이 담고 있는 의미에 부합(符合)하도록 화재 예방과 진압의 노력들이 기초부터 충실해 질 때 우리 사회의 안전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11월 9일 소방의 날에는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격려와 위로도 중요하지만, 화재를 예방하고 진압의 성숙도를 높이자는 다짐의 시공(時空)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내적으로 소방업무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외적으로는 국민 모두가 안전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대한민국이 평화와 자유로움 속에서 국민 안전이 지켜지고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계룡소방서 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