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시장, 이대로면 적폐인사 등극
세종시 부시장, 이대로면 적폐인사 등극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7.08.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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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 백제뉴스

경력 7개월짜리 도지사 권한대행, 관내 지역 시장출마를 위한 경력 쌓기 권한대행이 내려온다면 과연 누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까?

어쩌면 남의 얘기로 보이기도 해서 다루기가 꺼림칙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을만한 일이 생겼다.

2015년 9월 취임한 한경호 세종시 행정부시장이 경상남도 행정부지사로 옮긴다는 소문이다.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지만 사실상 내정되어 금명간에 정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남이 지난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현 당대표)가 꼼수사퇴로 파문을 일으키며 장기 도지사 행정공백이 발생한 지역으로 한경호 부시장이 부지사로 가게 되면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아야 하는데 그런 한 부시장 스스로가 내년도 진주시장 후보군에 속해있다는데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의 한 부시장은 진주고와 경상대를 졸업하고 기술고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하였다. 지역에서는 경남도 기획관과 사천시 부시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진주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공직자신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한 부시장이 소문대로 진주시장 출마하게 되면 이번에 가게 되는 경남도 부지사, 더 정확히 말해서 도지사 권한대행 자리는 경력 쌓기 용에 불과하다. 금수저가 부모님 뒷배로 공공기관에 인턴자리를 차지해 이력서에 한 줄 남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또한 한 부시장이 시장출마를 위해 직을 그만둔다면 사퇴시한까지 겨우 7개월 정도를 역임한 뒤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이 만일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청와대가 대행의 대행체제로 이어져 국정에 큰 공백이 생긴다며 비난했던 게 현재 여당 쪽이었다.

결과적으로 도정공백, 국정공백 초래를 가져온 홍준표, 황교안의 사례에서 상대를 비난했던 민주당과 현 정권이 입장이 바뀌자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물론 공직자로서 사적인 욕심(출마) 없이 도지사가 궐위된 경남에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는 최소한의 불출마 선언이라도 전제된다면 상황은 다르겠지만 이대로 누가 봐도 경력 용, 얼굴 알리기 용 인사가 행해진다면 말 그대로 적폐인사가 되는 꼴이다.

벌써 경남 쪽에서는 지역언론 등을 중심으로 이번 인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시작되고 있다. 행정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로는 주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