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출신 조종묵 소방청장에 거는 기대
공주출신 조종묵 소방청장에 거는 기대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7.08.1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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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 백제뉴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소방청장에 공주출신의 조종묵 현 소방청 차장이 임명됐다.

유력한 후보였다는 평과 함께 개편된 정부조직법에 의해 추려진 행운의 인물이란 설도 있다.

소방간부후보생 6기로 공직에 입문해 경북 의성소방서장, 소방방재청 소방제도과장, 국민안전처 특수재난지원담당관, 중앙119구조본부장, 소방청 차장을 역임한 조 청장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정책부서와 현장을 두루 경험한 (책임감 있고 성실한)소방공무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 정권에서 국민안전처로 통합됐다가 부활한 소방청이 많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수장의 임명이 늦어지며 인선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도 있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참사 사건 이후 소방방재청 해체를 반대했다가 명예퇴직, 사실상 경질되어 물러난 뒤 문재인 캠프에서 소방관 처우개선, 국가직 전환 등 각종 소방관련 공약들을 다듬어 온 조성완 전 소방방재청 차장이 가장 근접한 후보군으로 꼽혀왔다는 게 정설처럼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바뀐 정부조직법 제34조 8항에 따르면 ‘소방청에 청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청장 및 차장은 소방공무원으로 보한다.’고 적시되어 있어 현직에서 물러난 조 전 차장의 임명은 규정에 위배되게 됐다.

일각에서는 경찰청장도 현직 경찰이 차지하듯 현직자가 청장이 되어야 지휘권에 문제가 없다는 말도 있고, 최근의 화두인 군 개혁이나 사법 개혁 작업의 사례와 같이 현직보단 외부인이 더 적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직인데다 사실상 소방 조직 내에서도 기득권이라고 불리는 소방간부후보생 출신의 조 청장은 결국 이러한 우려를 본인 스스로 씻어내야 할 검증대에 올라서게 됐다.

무엇보다도 국민적인 여론은 좋지만 그간 이루지 못했던 소방공무원들의 처우개선, 특히나 국가직으로의 전환 이슈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벗어나 자부심을 갖고 일하게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작된 국가직 전환 시도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생과 가깝고 무엇보다 사고 발생 시 지방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소방공무원들이 국가직이 되면 시도지사가 국가공무원을 지휘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주장 속에 안희정 지사마저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자치분권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밝혀 파장이 만만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이러한 소방 과제를 풀기 위해 조성완 전 차장을 청장에 앉히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걸로 알려진 채 이제 그 공은 조종묵 청장에게로 넘어갔다.

소방관들에게는 기회가 시간이 왔지만, 그만큼 모든 소방공무원들의 컨트롤타워가 된 조 청장에게는 여태껏 쌓아온 능력을 발휘해야 할 시험의 시간으로만 보인다. 그가 소방개혁의 꿈을 완수하며 초대 청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