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숙소 앞 시멘트 계단보고 느낀 소회
박수현의 숙소 앞 시멘트 계단보고 느낀 소회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7.07.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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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대변인 숙소 앞 시멘트계단 © 백제뉴스

박수현 청와대대변인이 대변인 임명 첫날, 자신의 숙소에 놓은 시멘트 계단을 올랐던 벅찬 감동을 뒤늦게 SNS에 올려 놓았다.

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 1장과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청와대 대변인 출근 첫 날, 문재인 대통령의 첫 인사는 저의 숙소 걱정이셨고, 이미 많은 언론에 알려졌 듯, 대통령께서 직접 대변인의 숙소를 주선해 주셨다”며 글이 시작됐다.

그는 “영광되고 엄청난 집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70년대식 작은 시멘트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오를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하고, 미어지기도하며, 행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첫째는, 대변인의 집 걱정까지 해 준 대통령의 마음이 계단계단마다 절절이 밟히는 감사함 때문이고, 둘째는, 초가지붕과 사립문 시골집에 살던 내가 시멘트 벽돌집을 처음 들어가 봤을 때의 신기함과 부러움이 생각나기 때문이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계속해서 “셋째는, 초등학교 6학년 밖에 안되던 누이가 다리아프다고 칭얼대는 2학년 나를 엄마나 된 듯이 어른스럽게 달래며 손 꼭 잡고 걷던 모습이 생각나기 때문이고, 넷째는, 누이 친구들의 머리에 논두렁같은 가르마와 댕기처럼 땋은 머리가 생기고 여학생 교복을 입을 즈음, 내 누이들은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갔던 서러움이 생각나기 때문이다”고도 했다.

이어 “다섯째, 그래도 일년에 한 번 온 가족이 모이면 시끌벅적했던 추석이 그리워지기 때문이고, 여섯째,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신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고생하는 줄 알고 주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허리굽은 어머니가 생각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구해준 집으로 가는 길의 이 오래되고 못생긴 시멘트 계단은 제 마음의 심연을 끄집어 내는 보물”이라면서 “이 계단을 걸어 저 모퉁이를 돌면 플라타나스 숲길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저에게 준 것은 대변인이라는 과분한 역할 뿐 만 아니라, 이 작은 계단에 감사할 줄 아는 '착한마음' 이다”면서 “국가와 국민과 정치를 대하는 남다른 태도로 국가와 국민과 대통령께 보답드리겠다”고 말하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