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불러줘도 걱정, 안 불러줘도 걱정'
박수현 '불러줘도 걱정, 안 불러줘도 걱정'
  • 유재근
  • 승인 2017.05.1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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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지역위원장(공주시부여군청양군)© 백제뉴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민주당에 몸 담으며 그의 당선에 역할을 했던 인사들의 차기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수현 전 의원(민주당 공주시부여군청양군 지역위원장)은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지사의 대변인을 맡다 경선 이후 문재인 후보 대변인단에 합류하여 종편 등 방송에서 종횡무진하며 문재인 후보의 정책을 홍보하고 네거티브에 대응하는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청와대에서 부른다는 얘기는 아직 없다.

본연의 장점을 되살려 대변인의 발탁을 기대했으나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당초 한겨레신문 출신의 김의겸 기자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주변인과 회사동료들의 만류로 고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래도 기자들과 일일이 접촉하기 쉽지 않은 대통령직임을 감안하여 정치인을 통한 정무적인 소통보다도 기자 출신으로 기자들과의 호흡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아쉬운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물론 현직 기자군 중에 마땅한 인물이 없을 경우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캠프 대변인 중 누군가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간다면 그 중 현재 원외에 있는 박 전 의원이 유력한 후보가 된다.

박 전 의원이 충청권과 안희정 지사의 측근이라는 점은 상당부분 장점이자 단점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현재까지 청와대 인선이 나온 결과 경남 출신의 대통령과 호남 출신의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역안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정작 충청권에 주요 인사로는 주영훈 경호실장 외에 자리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이 떠오르기는 하나 안 지사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후보군들 가운데 특정 인사 쪽을 중용한다는 비판 또한 받을 수 있어 마냥 매끄럽진 않다.

차기 총선에서 국회의원 직의 재도전이 유력한 박 전 의원 측에서는 지역에서의 활동 못지않게 중앙에서의 경험 쌓기 또한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대선에서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거의 모든 지역을 휩쓴 가운데 홍준표 후보가 딱 세 군데를 승리했는데 그곳이 예산과 부여, 청양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공주에서 이기고도 부여 청양에서 패해 지역구 변경의 최대 피해자가 됐던 박 전 의원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는 결과다.

그렇다고 아무 자리나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전 정권에서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갔던 박종준 전 차장은 당시 본인에게는 영전이었지만 경호실 차장 자리가 언론에 오르기 힘들고 지역구 활동도 매우 어려운 자리다보니 다음 행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실제로 다음 총선에서 또 패하는 결과가 됐다.

일각에서는 정무수석 설도 있지만 정권 첫 정무수석이 초선이 맡기에 너무 큰 자리고, 충남도부지사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는 있지만 안 지사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박 전 의원 역시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자리로 비쳐질 수도 있다.

박 전 의원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청와대에서 안 불러줘도 서운하지만 불러주더라도 경력과 인지도 쌓기에 좋은 자리를 바라야 할 애매한 위치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