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가치는 어디?"…검은 속내 드러낸 홍문표
"보수의 가치는 어디?"…검은 속내 드러낸 홍문표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7.05.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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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이원구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한 홍문표 국회의원(홍성군예산군)© 백제뉴스

“좌파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걸 막는 대동단결로 가는 것이 좋겠다.”

홍문표 국회의원(홍성군예산군)은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하기 직전 출연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한 분들이 석방을 주장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게 맞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바른정당 13명의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충남도당 위원장으로 충청지역 유일의 바른정당 현역의원이었던 홍문표 의원도 그 중 하나였다.

대선만 되면 패러디되며 희화화 되던 ‘대동단결’이란 말을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명분도 실리도 없는 ‘좌파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걸 막겠다’는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중진의원이 거리낌 없이 내뱉는 현실도 어이없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개혁보수를 외친 그들이었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창당한지는 채 100일도 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 개혁의 성패가 정해졌다고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더군다나 다시 돌아간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당원으로 남아있고 호시탐탐 구속반대를 주장하며 친박의 부활을 꾀하는 사람들이 즐비한 당이다.

홍성출신의 홍문표 의원은 13대부터 무려 4번의 낙선 끝에 17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다. 당시 충남에서 유일한 한나라당 의원으로 자부심이 있었다. 신민당-민주당-한나라당-새누리당 등을 거쳤지만 합당과 창당 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일이지 한 번도 자기 손으로 탈당을 한 적이 없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두 번의 탈당행위는 아무리 얼굴이 두꺼워도 변명할 수 없는 낙인이 됐다.

그들은 이미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의 청산이나 개혁은 상당히 해소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결국 난파하는 배를 버리고 탈출하는 선원들의 모습일 뿐이다. 본인의 불투명한 미래를 벗어나기 위해 바른정당의 실패를 유승민에게 뒤집어 씌웠다. 반대로 신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해 민주주의와 당을 지키는 보수의 가치는 저버렸다.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이라는 말로 명분을 내세워보지만 솔직하지 못한 표현이다.

자기들 손으로 뽑은 대선후보의 당선을 위해 분초를 다퉈 싸워주기는커녕 단일화를 하라고 윽박지르는 태도는 과거 후단협의 재판에 불과했다.

바른정당의 창당 과정에서는 국민께 죄송하다는 쇼라도 보였지, 이번에는 개혁보수의 기대를 내던지고 수구보수 당으로 돌아간 잘못에 반성하는 자세도 없다.

보수 대통합은 결국 핑계다. 궁극적으로는 부자정당으로 돌아가 앞으로도 선거에서 계속 전처럼 떵떵거리고 싶다는 말이 솔직하다.

실제로 홍문표 의원이 빠진 홍성·예산에서 자유한국당이 아직 새 지역위원장을 뽑지 않았다. 홍 의원의 복당으로 이 자리는 자연히 그에게 다시 갈 것이고,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통해 입지를 다지고 다음 총선에서 한 번 더 해보려는 검은 속내는 확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