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역 추진 논란, 갈 길 가겠다는 세종시
세종역 추진 논란, 갈 길 가겠다는 세종시
  • 유재근
  • 승인 2016.10.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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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세종특별자치시청 © 백제뉴스

세종시가 이해찬 의원과 이춘희 시장의 공약이었던 세종역 신설을 차츰 진행해나가고 있다. 충북과 공주시 등 인근 지역에서 명확한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크게 대응하진 않는 분위기다.

세종시는 아직 서울 출장이 잦은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편의와 중장기적으로 80만 인구가 살게 될 특별자치시의 위상에 맞는 세종역이 반드시 신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해찬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약속대로 국토교통위에 입성하여 지난 8월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발주라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오송역 주변에서 가장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충북에서는 오송역을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탄생시켰는데 세종역이 생긴다면 오송역이 유령역으로의 전락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개발과 생명과학단지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공주시도 세종역이 생기면 공주역에서 20여km, 오송역에서 1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역이 생겨 고속철도의 운행속도를 떨어뜨리고 효용성과 경제성을 낮추는 일이 생기게 된다며 공주시장과 공주시의회의장 명의의 반대 건의문을 발표했다.

일단 세종시는 다른 지역과의 충돌을 피한 상태에서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의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시의 위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용역 결과에는 자신 있다는 뜻으로 맞불보다는 후속조치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것은 대전시의 반응이다. 충남, 충북과 함께 세종시와 연접해 있는 대전시 역시 전부터 서대전역의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세종역 신설보다는 ktx의 서대전역 경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크게 반발하는 양상은 아니다.

서대전역도 중요하지만 세종역의 입지로 고려되는 금남면 발산리가 유성구와 인접해 있어 대전지역 주민들도 크게 혜택이 있는데다 오는 31일 대전세종연구원이 출범하는 등 대전시와 세종시가 상생발전 무드를 타고 있는 점들이 고려되었을 것이다. 지역 측면만 배제한다면 호남선만 지날 수 있는 서대전역보다는 경부선과 호남선이 두루 지날 수 있는 세종역이 오히려 실익이 더 크다는 여론도 있다.

© 백제뉴스

세종역이 지역의 문제이면서 국가적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내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세종시에 각종 국가기관 이전 등의 공약을 낸다면 그만큼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반면 충북에서는 세종역을 추진한다면 충북에서는 표를 받을 생각 말라는 강경 대응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충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기문 총장이 대권후보로 나선다면 충북과 세종의 역사(驛舍)싸움이 정치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잠복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