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보인 실경공연 뮤지컬 무령
첫 선보인 실경공연 뮤지컬 무령
  • 이순종 기자
  • 승인 2016.10.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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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이순종
© 백제뉴스

웅진문화회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뮤지컬 ‘무령’은 ‘62회 백제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임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무령은 웅장하지만 극 자체로 보기엔 뭔가 밋밋했다. 흥미를 유발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한게 아니라 무령왕의 일대기를 나열함으로서 역사고증에 가깝게 연출했기 때문이다.

발견-왕의탄생-성장-왕이되다-전쟁 등 8장으로 구성된 무령왕의 일대기는 마지막을 제외하고 극마다 절정 없이 위기와 결말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무령의 무대는 공연장 뿐 아니라 공산성과 금강을 배경으로 한 실경공연이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공산성의 성곽과 금강에 띄워진 불빛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시대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극을 흥미롭게 만들 픽션이 없어도 일대기의 나열만으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했다.

전투신의 움직임이 포함된 화려한 무대는 금강을 배경으로 한없이 넓어 보였다. 금강을 수놓은 수많은 배들은 꾸며진 무대보다 백제의 웅장함을 더 잘 표현해줬다.

무령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담아내는 대신 무령왕 일대기에 치중해 아쉬운 면도 있지만,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백제문화 자체에 대해 궁금해 할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지역 대학생들이 포함된 연기자들의 혼신을 다하는 모습(다소 서투른 감이 없지 않았지만)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기 충분했다.

유명 뮤지컬배우의 출연은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겠지만 향토 연기자들을 중심으로 구성, 이만큼의 성공을 거둔점은 박수받을 만한 성과였음은 분명하다. 

조미료가 필요 없는 그대로의 모습.

백제를 표현 하는 게 아닌 백제 그 자체. 그게 바로 공주가 무령을 통해 백제문화제에 던진 메세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