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vs 이해찬 충청대망론 대리전 격돌하나?
정진석 vs 이해찬 충청대망론 대리전 격돌하나?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6.09.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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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좌)이해찬 국회의원 (우)정진석 국회의원 © 백제뉴스

킹 메이커를 자처했던 충청권이 이제는 킹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UN 사무총장을 지내고 있는 반기문 총장은 현직에 얽매어 있는 관계로 내년 대선 출마를 향한 직접적인 선언을 하고는 있지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그 뜻을 전하고 있으며, 결국 출마를 할 것이란 것에서도 별로 이의가 없는 분위기다.

이미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이 ‘충청대망론’, ‘반기문 대망론’에 편승하기 위해 그의 지원세력, 혹은 저격수임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반 총장과 만나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며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는 김종필 전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과거 킹 메이커였지만 결국 킹이 되진 못했고, DJP 연합 이후엔 세간의 관심에서도 벗어났던 김 전 총리에게 기대치 않았던 반 총장이 손을 내밀자 크게 화답한 모양새다.

반 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분석은 다양하다. 친박 세력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압도적인 우세로 새누리당의 대권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고, 당내 세력부족으로 낙선의 위험이 있는 경선에 참석하기보단 당장 정당에 속하지 않은 채 개별 활동을 하다 새누리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노릴 것이란 예상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도 정치권과의 외연을 넓혀 자기 세력을 만드는 게 필요한데 JP를 중심으로 친박세력과 자칭 낀박이라는 정진석 원내대표까지 지원사격을 해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란 판단이 선다.

여기에 정 원내대표의 방점이 찍힌다. 누구보다도 중립의 위치에 서야 할 여당의 원내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 그것도 원내도 아닌 인사를 지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후폭풍 또한 감당하고 있어야하는 일이다.

JP의 처지에 발목이 잡혀서 그런 건지, 반 총장 당선 이후 차기 정권에서의 자기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후보가 명백하게 존재하는 가운데서도 편향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의원의 복당을 준비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의 공약이기도 했던 이 의원의 복당이 추 대표 당선 이후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과 원내대표의 방미로 미뤄졌다가 이제 추진되는 모양새다.

더민주는 이 의원의 복당에 반 총장의 충청대망론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타이틀을 넣고 있다. 물론 그런 점도 있겠지만, 이 의원의 공천배제를 주도했던 김종인 전 대표를 민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당이 적당한 타이틀을 붙여준 걸로 보이기도 한다.

반 총장이 본인의 능력보다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정권의 강력한 지원을 얻어 총장 자리에 올랐음에도 그 이후 은혜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는 점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가운데 반 총장 당선의 키를 쥐고 있는 당시 이해찬 총리의 등장은 새 국면이 되기에 충분하다.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반기문의 저격수 역할로 복당에 이를 전망인 이해찬 의원으로서는 이미 지난 6월 방미 당시 반 총장과의 만남이 무산된 후 “외교관은 정치인과 캐릭터가 맞지 않는다”며 날선 칼날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인사청문회가 도입되기 이전에 외교부장관을 지낸 반 총장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이 의원이 그의 문제점을 많이 지적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반 총장의 꿈을 실현시키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려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반 총장의 저격수로 나서 더민주의 후보를 당선시키며 다시 한 번 킹 메이커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이해찬 의원의 충청대망론 대리전도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