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 '충청권 대망론'에 불 붙일까?
정진석 원내대표 '충청권 대망론'에 불 붙일까?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6.05.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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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유재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공주시부여군청양군 국회의원 당선인). © 백제뉴스

포부는 밝혔지만 적극 뛰어들진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봤지만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이루어졌다. 새누리당 정진석 당선인(공주시부여군청양군)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선인 신분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은 새누리당(전신 포함)의 역사 상 처음이다.

총선에 전부터 당선이 되면 당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당선이 되고 난 이후 언론에서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할 때도 다른 후보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았던 정 당선인이다.

당시엔 선수(選數)에 의해 언론에서 후보군으로 분류했지만 정작 본인은 원외에 있던 인물이라 아직 당의 요구나 당선 가능성 등 당내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인상이었다.

4선의 중진이 되었으니 그간 의원으로의 활약이나 청와대, 국회에서의 역할 등을 바탕으로 언젠가 원내대표에 나설 수는 있겠다는 본인의 계산은 있었지만 그게 개원과 함께 바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본인도 망설임이 있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참패하며 많은 중진들이 낙마하고 친박 책임론이 붉어지면서 중도와 협치를 표방한 정 당선인에게 무게의 추가 쏠리기 시작했다. 그런 분위기가 원외인사라는 약점을 지우게 했다.

그랬음에도 선거가 끝난 직후만 하더라도 많은 정치 평론가들이 나경원 의원을 차기 새누리당 원내대표 1순위로 손꼽았다. 여성이라는 상징성도 있는데다 17대 비례부터 시작하여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가진 서울에서만 내리 3차례 당선돼 비영남권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후보군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박 계열에서 그들의 후보를 내지 않기로 의결하며 중도 이미지로 친박의 표를 아우를 수 있는 정 당선인의 몸값이 세졌고, 국민의당에서 정치9단이라 불리는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면서 새누리당이 당의 간판보다는 실리추구로 나가 본격 막이 오른 3당 체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결국 당선의 역전극을 이루게 했다.

정 당선인의 원내대표 선출로 충청은 다시 한 번 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됐다. 19대에서 이완구 의원이 부여·청양에서 재보궐로 당선된 뒤 원내대표를 역임한 이후 이 지역에서 또 다시 원내대표가 나왔다.

지역주의 선거 행보가 점점 세대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영호남 이외의 지역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중앙에서는 그 나름대로의 원내대표로써의 역할이 있겠지만 지역에서 바라는 점도 많다. 그런 점에서 상당 부분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도 있겠지만 이 지역의 대표가 아닌 여당의 원내대표로 국정과 관련된 부분은 국익에 따라야 한다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본인의 임기 시절 정부에서 추진한 사드배치 때문에 애로사항을 겪었다. 정말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느냐로 국론분열까지 되었던 사드에 대해 새누리당은 적극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정작 그 후보지로 본인의 지역구인 평택 등이 거론되면서 한계에 부딪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당선인에게도 예를 들어 최근 KTX를 둘러싼 세종시와 논산의 역 건설 추진, 서대전의 KTX 증편 등의 문제에서 공주는 분명 모두 반대의 입장이지만 정 당선인이 다른 지역의 요구를 어떻게 대응할지 분명 의원과 원내대표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슈들이 굉장히 그와 그를 지지해준 유권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정 당선인의 원내대표 선출로 그는 정식 의원 배지를 달기 전부터 새누리당의 수장이 되는 막중한 인물이 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에 따라 지역에서 기대하는 충청권 대망론에 기름이 부어질지, 찬물이 부어질지도 정해질 것이다. 당의 마무리투수이자 선발투수가 되겠다는 그의 일성에 그 의미가 충분히 담겨있다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