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그저 그런 중진은 안된다
정진석, 그저 그런 중진은 안된다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6.04.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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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의 정진석 후보 당시 모습.© 백제뉴스

이변의 연속으로 막을 내린 4·13 총선에서 공주·부여·청양의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전국적으로 새누리당의 참패, 더불어민주당의 선전,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평가되는 이번 20대 총선에서 강력한 야세를 누르고 당선됐기에 더욱 감회는 남다를 것이다.

선거구 개편의 최대 수혜자, 인지도와 지역기반으로 당선

이번 20대 총선은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어느 때보다 깜깜이 선거, 현역에게만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적어도 공주·부여·청양만큼은 달랐다. 선거구가 늘어나면서 도리어 초선인 박수현 후보에게는 부여·청양이 낯설었지만 정진석 당선인은 이미 3선의 중진인데다 최근 충남도지사에 출마하여 새 지역에도 충분히 알려진 인물이었다.

박수현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지역을 다닌 것에 비해 정 당선인은 선거구획정과 동시에 부여와 청양에 적극적으로 다니면서 초반에 일찌감치 바닥을 다져놓으면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물론 부여·청양이 전통적 보수기반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었다. 하지만 당의 이름보다는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한 선거기간이었고, 특히 딸들을 동원해 지역 노년층을 공략에 성공하면서 역시 정치 DNA가 있는 집안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두 딸의 부드러운 공략이 곰 같고 무뚝뚝해 보이기만 하던 그의 첫인상을 부드러운 아버지 상으로 변모시켜줬다. 왠지 이 집안의 의원생활이 2대째로만 머물진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저 그런 중진의원으론 실망...충남의 맹주로 가야

정진석 후보의 당선에는 김종필 총재의 존재도 컸다. 논란도 있었지만 그만큼 그가 JP를 선거에 활용하고자 했고, 또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됐다는 점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기에도 친박이 선거에서 패하고 친노 또한 청산 대상으로 여겨질 만큼 누군가를 추종하는 것만으론 아무 영향력이 없다. 적어도 그 사람 이상으로 가겠다는 포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완구 총리가 저물고 이인제 의원도 낙마하면서 보수진영은 충남의 맹주를 잃었다. 어느덧 정진석 당선인이 새누리당 대전·세종·충남 지역의 최다선 현역의원이 됐다. 충북까지해도 정우택 당선인과 공동 최다선이다.

정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당선이 되면 당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중진과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낙선한 현 새누리당을 보면 어쩌면 그 이상의 자리도 돌아올 만한 상황이다. 정파싸움만 하는 중진의원에만 머물면 큰 실망이 될 것이다. 당대표, 원내대표나 국무위원으로 나가 지역 발전에 더 큰 공헌을 해주길 지역민들은 기대할 것이다.

대전과 세종, 충남은 이번 선거에서 정확하게 9:9의 황금분할(무소속 이해찬 1석 제외)을 했다. 어느 쪽에도 민심을 더 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최다선 정 당선인의 리더십이 중요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