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敍事)로 동양사상 풀어낸 인문학 도서
서사(敍事)로 동양사상 풀어낸 인문학 도서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5.09.0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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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국제고 유문상 교사, '유가의 길의 묻노니' 책 내
저자 세종국제고 유문상 교사. © 백제뉴스

우리가 현실적 진학을 위해서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기 위해 동양사상을 공부하고 싶을 때 대개 묵직한 두 가지를 고민한다.

첫째는 어느 부분부터 시작해야 되는가의 문제이다. 두 번째는 어떤 유형의 책을 읽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유가의 길을 묻노니(해드림출판사, 저자 유문상)'를 대하는 독자들은 그런 고민을 심각하게 안 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중국의 상고 시대부터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것은 유가사상의 근원이 상고시대인 삼황오제로부터 비롯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유가사상의 본래의 참 맛을 알 수 있는 공자, 맹자, 순자를 분석·정리하였다. 유학에서 이들의 학문은 원시유학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말미에는 유가사상이 철학적으로 전개된 신유학인 성리학과 양명학을 정리하였다.

유가사상이 이 책의 주된 탐구 대상이지만 핵심 가치에서 서로 비교되는 도가, 묵자, 법가 등의 사상들도 관련 단원에서 아울러 비교 정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 가다보면 동양철학의 대체적인 이해가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묶을 수 있다.

첫째, 원시유학에 해당되는 부분은 서사적(敍事的) 기법을 도입하였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시대 상황과의 맥락적 관계에서 유가사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의 이해뿐만 아니라 책 읽는 재미 또한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핵심 사상을 분석함에 있어서는 관련된 원문을 최대한 수록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용 분석의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주장의 신뢰도를 제고시켜 주고 있다.

셋째, 성리학과 양명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는 점이다. 신유학에 해당되는 성리학과 양명학은 동양사상을 공부하려는 학생이나 일반이나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역이다.

이 책은 중국에서 신유학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조선 성리학까지 주요 사상가들의 사상을 상호 비교하여 인물별, 테마별로 서술하였다. 이 부분을 정독한다면 성리학과 양명학의 탐구 대상과 쟁점에 관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인 유문상 박사는 재야 유학자 병주 이종락 훈장으로부터 동양고전을 기본부터 공부하였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윤리사상을 정통으로 전공한 이 분야 전문가이다. 그는 현재 세종국제고에서 윤리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이는 다년간 일선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윤리사상을 강론하면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제대로 꿰뚫고 있고, 그 해결을 위해 고민을 하여왔다.

이 책은 그 고민의 결과로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따라서 책의 구석구석마다 독자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긁어주듯이 지은이는 명쾌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현실적으로는 윤리사상을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려는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책 제목이 제시하듯이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하여 성현들이 추구한 도가 무엇인지를 깨닫고는 가정과 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저술 목적이 될 것이다.

신간 '유가의 길을 묻노니' © 백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