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종
장마 걷힌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 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푸른 햇발 튀는구나
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
깨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
날랜 연인아 연인들아
<해설>
건장마(마른장마)가 찾아오더니, 태풍이 어려운 손님처럼 찾아와 한반도 여기저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리를 냅니다.
장마 걷힌 냇가에서 은피라미 떼를 본 시인은 여름의 빛깔을 푸르고 화려하게 그렸습니다.
몇 가지 단어로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쓴 고재종 시인은 전라남도 담양 출생으로 소월시문학상, 시와시학상, 신동엽창작기금을 수상한 바 있고, 1989년 첫시집 ‘새벽들’ 외에도 다수의 시집이 있으며 최근에 ‘쪽빛문장’이라는 시집을 발간한 중견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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