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갈 곳이 없다
휴가철 갈 곳이 없다
  • 최규용 기자
  • 승인 2008.08.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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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 난무하는 행락질서

공주시내 유원지 일부에서 음식점들이 자릿세를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여름철 대표적인 피서지인 사곡면 상원골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공주시는 5도2촌 등을 통해 외지 관광객을 공주로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원지의 자릿세 문제가 한창 달아오른 관광지의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상원골 상인들은 기존 상인들과 타지에서 찾아온 상인까지 합세해 계곡 곳곳에 평상을 설치해 놓고 자릿세를 받고 있어 행락객들이 그냥 쉴 자리를 찾기가 힘든 상태다.

상인들이 받는 자릿세도 작은 평상하나에 3만원에서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평상은 10만원까지 받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피서를 온 행락객들에게 결코 적지 않은 돈을 받고 있다.

이곳 상인들은 “비가 오면 평상을 접고, 날이 맑은 날은 펼치고 하는 것도 중노동인데 절대로 비싸지 않다”며 “음식을 시켜 먹으면 무료로 빌려준다”고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공주시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라는 코너에도 관광객이 글을 올리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 네티즌은 “공주시민은 모두가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살기 좋은 공주 아름다운공주 가 아니라 불법인지 뻔히 알고도 처리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처리 못하는 공주라고”라고 서두를 열었다.

그리고 “휴일을 맞이해서 가족과 함께 마곡사 상원골에 놀러갔지만 너무 기분이 나빠서 그냥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곳에서 자릿세라는 명목으로 계곡 구석구석에 평상을 설치해놓고 돈을 받고 있는데 관할지구대와 시청에서는 서로 관련법규가 없다고 그 문제에 대해서 조례를 만들려고 한다고 이런 말만 한다”며 “책상에 앉아서 회의만 하지들 마시고요. 경찰과 협조해야하는 이유 때문이라면 경찰과 같이 합동으로 조사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제발 민원인들 민원이 귀찮다고 생각마시고 처리 좀 해주세요. 정 귀찮으시면 제발 그곳에서 나와 주셨음 하네요. 제가 이런 공주시민인 게 참 부끄럽네요”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주시는 “행락질서 자릿세 징수는 경범죄처벌법 제1조43호(자릿세징수 등)에 의거 경찰서에서 조치하여야 할 사항으로서 공주경찰서 생활안전과 생활질서계로 피해자가 직접 신고해야 한다.”며 “공주시에서는 행락철 쓰레기 처리대책과 관련하여 사곡면사무소에서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며, 또한 상원골에 자연발효화장실을 설치하고 수시 점검 및 관리를 통하여 이용자에게 불편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공주시의 답변대로라면 공주시민들의 세금으로 녹을 먹고 있는 공무원들이 상인들을 위해 쓰레기를 치우고 화장실을 만들어준다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 네티즌 뿐 아니라 최근 상원골을 다녀온 시민들은 하나같이 좋은 자리는 상인들이 모두 차지하고 피서객들은 재수 좋으면 겨우 햇빛만 가리는 자리를 차지하고 그나마도 얼마 없어 결국 자릿세 내고 평상에서 놀아야 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공주시의 이런 미온적인 대처와는 반대로 다른 지자체에서는 물가안정과 관광·행락객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행락지의 음식, 음료, 빙과류, 과자류, 숙박료, 피서용품 이용·대여료, 기타 기념품 등의 물가 동향을 수시로 점검해 적발업소는 행정조치하고,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중량당 가격표시를 하지 않은 음식점에 대해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시정명령, 영업정지, 허가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행락지에서 상인과 관광객의 분쟁소기가 되는 과다인상 및 표시 금액 초과징수 업소는 위생검사, 세무조사, 점용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가하는 한편 담합인상행위와 자릿세 징수 등의 위반행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조치하고, 영업허가를 취소하는 등 강력한 행정제재를 취하고 있다.

상원골은 공주시가 5도2촌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부곡리 천탑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여름철이면 공주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자연발생유원지의 하나다. 하지만 주변상인들과 행락객 간에 자릿세 논쟁이 계속되면 공주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5도2촌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여 바가지 씌워서 내쫓는 꼴이 될 우려가 있다.

상원골 뿐 아니라 다른 행락지도 상인들의 부당한 행위로 공주시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미리 막아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한번 좋은 인상을 갖고 다녀간 관광객은 세 명을 끌고 오지만 나쁜 인상을 가진 관광객은 아홉 명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준다고 한다. 공주시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만 힘써서는 한계가 있다.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정말 즐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을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