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으로 메주를 쑨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 백제뉴스
  • 승인 2008.05.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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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불신이 만연해 지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메주는 콩으로 만든다고 해도 믿지 않을 정도로 불신의 폭이 깊어졌다.

최근 정부와 행정이 국민들에게 불신을 야기시킨 것이라고 부인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됐다.

참여정부에서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미 FTA를 타결해 연일 반대집회가 열리는 등 퍼주기식 외교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에 대한 반발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현 정부는 한술 더 뜬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미국 방문하고 미국 대통령과 별장에서 하루 묵는 선물로 쇠고기 수입의 빗장을 풀어버렸다는 비아냥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아니라고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들은 광우병 걸린 소를 수입하지 말라며 연일 촛불시위와 심지어 100일도 안된 대통령의 탄핵까지 요구하고 있다.

참여정부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소위 ‘있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서 탄핵을 주도하고 국민이 막아내는 형상을 보였지만, 현 정부는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탄핵을 주도하고 있다.

취임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이하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도 있고 보면 정부의 말은 이제 씨알도 안 먹힌다는 얘기다. 이처럼 급격한 지지도 하락은 국민들의 불신이 그만큼 깊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정부만이 아니다. 지자체도 술렁이기는 마찬가지다.

최준섭 연기군수가 7일 구속됐다. 연기군수 재선거에서 금품을 뿌리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낙마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연기군은 다시 선거를 치를 지도 모를 상황에 처해있다.

공주도 예외는 아니다. 전 시장이 뇌물을 먹어 낙마하고,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고, 국회의원이 선거법위반으로 낙마하고, 계속되는 재·보궐선거로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는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는 축제로 치러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한 번 치러질 때마다 이웃끼리 등을 돌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런 상처가 아무는데 6개월은 걸린다고 하는데 거의 매년 계속되는 선거와 중간 중간 재·보궐선거가 이웃간의 상처가 아물기 전에 다시 상처를 내고, 이런 불신이 계속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행정을 처리하려면 시민들이 우선 반대하고 본다.

최근 공주시 주요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운용되고 있다. 그 덕분에 낮시간 시내도로는 한산할 정도로 차량이 줄어들었다. 주변 상가 상인들은 매출감소로 먹고살기 힘들다며 시위하고 시와 협상을 통해 주차가능 시간을 40분으로 늘여줬다. 단속효과가 있겠느냐며 의구심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은 그걸 어떻게 믿느냐며 그러고 딱지를 끊을지도 모른다는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언제 누가 이런 불신을 만들어 놨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점점 깊어지는 불신의 벽을 없애기 위해 나부터 믿음을 갖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그래? 그건 어떤 맛일까? 기대되네”하고 믿어줄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