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관속에 들어간 까닭
대학생들이 관속에 들어간 까닭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3.04.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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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석 교수의 이색수업 '죽음체험' 수업 이목
한 학생이 입관체험을 하고 있다.

한국영상대학교 하우석 교수의 ‘청년성공학’ 강의가 화제다.

매학기 폭풍클릭을 하지 않으면 수강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 있는 이 교양수업은 매주 감동적인 강의와 독특한 체험으로 학생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지난 16일 진행된 ‘죽음 체험’은 ‘청년성공학’의 하이라이트로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실제 죽음의 과정처럼 유언장을 쓰고, 관에 들어가 눕는 체험을 하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죽음 체험은 유언장 쓰기와 입관체험 순으로 진행된다. 우선 학생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과 친구들 앞으로 유언장을 쓰고 낭독한다. 그리고 강의실에 마련된 관에 들어가 누우면 곧바로 뚜껑이 닫힌다. 이후, 망치 소리가 쾅쾅쾅 하며 강의실을 울린다. 실제 못을 박는 건 아니지만, 모든 학생들은 숨을 죽이며 그 광경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묵념시간.

“우리의 영원한 벗 이00 학생은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갑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다 같이 묵념하겠습니다. 묵념-”

유언장을 낭독할 때 훌쩍거리던 소리는 이내 흐느낌으로 바뀐다.

죽음 체험을 마친 이소민 학생(사회복지과 2학년)은 “유언장을 낭독하면서도 그랬지만, 관 속에 누워있을 때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10초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고, 가족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뼛속 깊이 새길 수 있는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한 학생이 유언장을 읽고 있다.
‘내 인생 5년 후’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한 하우석 교수는 “성공학의 관점에서 학생들을 봤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게 내면 치유였고, 그 다음이 자기성찰 능력과 타인과의 공감능력이었다.”며, “죽음체험을 통해 이들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또 하 교수는 “흰색은 검정색 옆에 있을 때 가장 눈부시도록 희게 빛나 보인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바로 죽음 옆에 대비되어 보이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생동감 넘치고 값어치가 느껴지는 법”이라며 “학생들에게 지금 살아 숨 쉬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일분일초가 또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이 죽음 체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