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지속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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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뉴스
  • 승인 2013.01.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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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도석 교사
김 도 석

18대 대선이 끝난 지도 한 달이 넘었고 한 달 후면 박 당선인은 취임식을 할 것이다.

비록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총 투표자의 51.6%라는 근래 보기 드문 표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는 박 당선인에게 축하를 해주어야 대인 배다운 풍모이겠으나 워낙 태어날 때부터 오종종한 종재기 정도의 그릇밖에는 안되기에 그 말이 입 밖에서 구체화되지는 않는다.

대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얘기한 그 말들이 선거용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뿐이고 민주주의는‘민이 주인이다’는 사실을 임기 내내 명심하고 국정을 펼치기 바란다.

이번 대선은 분수령이 될 줄 알았고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방송을 장악하고 입맛에 맞는 얘기들만 앵무새처럼 되뇌는 언론관계자들이 자리를 비워야한다고 생각했다.

떡검, 색검이라는 조롱을 면치 못하는 검찰이 제자리를 찾아 권력자들보다 국민의 수족이 되는 검찰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고소득층에만 집중되는 행정집행이 서민들의 주름진 가정경제를 세세히 쓰다듬는 할머니의 손길로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랬었다.

선거 결과는 나의 바램을 간단히 비껴갔다.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을 면치 못할 그들은 운 좋게도 계속 칼자루를 쥐고 있을 것이며 자신의 지난날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국민을 속이는 언행이 되풀이 될 것이다. 마치 친일 민족 반역자가 반공투사가 되어 설치는 것처럼...

정권교체는 한 맺힌 사람들의 해원이었다. 모든 잘못된 것을 밝히고 바로잡는 틀이었고 썩어빠진 부패 세력에게 반성을 가하는 회초리였는데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4대강 사업

4대강 사업은 학창시절에 배운 조선공화국의 천리마 운동을 연상시키는 속도전이었다. 무엇이 그렇게 급하였기에 무려 20여명의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강행군을 지시했을까.

당시에도 일부 어용학자들만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양심 있는 학자들은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의 주장인 일자리 창출과 맑은 물 확보 그리고 홍수 가뭄 예방과는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자신들의 지적 자산을 동원하여 얘기했었고 조금이라도 의심을 가진 사람들은 금세 이해를 했으며 공감을 표시했다.

급기야 문수스님은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면서 이 사실을 공론화 했다. 4대강 사업 22조 2000억원의 사업비가 어느 정도일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밝힌 내용을 옮기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 아래에 옮긴다.

“4대강 사업비인 22조 2000억원은 전국의 초중고학생 전원에게 7년간 무료 급식을 할 수 있는 액수이며 국립대학생 전원에게 17년 동안 학비를 전액 면제해 줄 수 있는 액수이며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70만 채를 지어줄 수 있는 돈이며 비정규직 노동자 800만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도 4조가 남는 돈”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돈을 멀쩡하게 살아있는 강을 죽었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한다고 강에다 퍼부어 오히려 강을 터전으로 잘 살고 있는 뭇 생명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감사원은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도록 고안된 장치일 것이다. 범부의 국민들이 그 위험성을 고발하던 지난 4년 동안 오히려 4대강 사업을 방조하더니 지금에 와서야 총체적 부실 운운한다. 이제 MB정권은 죽은 권력으로 판단한 결과 안전한 행동을 하는 것인가. 국민 세금이 아까운 기관이다.

필자의 사고도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번 대선의 결과는 이 사실들을 명확히 하여 죄에 따른 벌을 주지 못할 것 같다. 4대강 사업 홍보대사였던 정치모리배, 고위관료 그리고 양심을 저버린 어용학자들 여전히 승승장구할 것이다.

반값 등록금과 청년백수

전 세계가 경제 침체기에 들어가 자본주의의 수명을 운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모자란다. 30살이 넘어도 부모로부터 독립을 못하여 캥거루족이라는 오명을 이름처럼 얻어 산다.

대학 근처 특히 수도권의 대학 근처에는 원룸이나 쪽방이 그것도 몸만 겨우 누일 수 있는 좁은 면적의 방이 서민들은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비싸다. 1년 1천만원 가까운 등록금에, 대학 기숙사마저도 외부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지어져 학생들과 부모들의 경제 사정을 옭죄고 있다.

가난한 20대의 대부분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결혼을 못한다. 자신감이 없어서이다. 화려한 상품들은 쏟아져 나오고 도처에서 밀려드는 유혹은 가난한 백수들의 주머니를 넘보는데 주머니 속에서 나올 것은 먼지 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도 20대들의 희망은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결과는 그들의 희망을 실현시켜줄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선거 유세 중에는 반값등록금 얘기가 두 유력후보 진영에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했다.

그러나 당선발표 후 얘기는 달라지고 있는 듯하다. 박 당선인의 지지 세력인 재단이사장들의 바람과 학생 학부모의 바람은 역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알 것이다. 고노무현대통령이 한미FTA와 이라크파병을 결정하는 순간-그것이 아무리 고뇌의 결단이었다 할지라도-지지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결과에 승복하든 안하든 세상은 굴러갈 것이다. 그리고 버러지같이 산다고 해도 또 5년은 지나갈 것이다. 다만 바램이 있다면 독일에서 우익인 비스마르크가 했던 것처럼 박근혜당선자가 복지제도를 시행하면 저항이 적을 것이다. “함께살자 대한민국!!!”

/전교조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