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교육
6월의 교육
  • 최창석
  • 승인 2012.06.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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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창석

초연히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비목(碑木) - 한명희詩, 장일남曲

1970년대 유행하였고 중・고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린 국민 가곡 ‘비목’의 가사이다. 이 가사는 전문 시인이 아닌 전방에 배속된 한 초급장교에 의해 만들어진 노래 가사이다.

1960년대 초반 강원도 화천군 백암산 비무장지대에서 관할 지역을 순찰 중이던 어느 소대장이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 낀 돌무덤과 그 돌무더기에 박혀있는 썩은 나무 등걸, 이름도 새겨지지 않은 나무 비석을 발견하게 된다. 이 군인이 한명희씨 라는 분이다.

그는 이 썩은 나무 등걸을 바라보며 이 나무 등걸과 돌무더기가 과거 6.25 전쟁에 참여한 한 병사가 먼저 숨진 한 무명용사를 위해 만든 돌무덤이라는 것을 알았다. 녹슨 철모와 이끼에 뒤덮힌 돌무덤의 주인도 자신과 같은 또래의 젊은 무명용사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이 군인은 화약 냄새가 가시지 않은 그 계곡을 한동안 떠날 수 없었고 나라를 위해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젊은 무명용사를 위해 당시의 자기 심경을 비장한 마음으로 노래한 시가 바로 ‘비목’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가를 위해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영령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경제 대국을 이룬 우리 조상과 선배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는 달이 되어야겠다. 우리 충청남도교육청도 이런 의미에서 우리 학생들이 지켜야할 바른 품성 다섯 가지 중 하나로 나라사랑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민족에게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6월에 학교에서는 다양한 나라 사랑의 교육이 이루어져야겠다.

첫째로는 국가의 정체성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선 초기 한글로 만들어진 ‘용비어천가’에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고 하였다.

요즈음 청소년의 일탈도 정체성이 부족한 사춘기 청소년의 방황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사회는 전 세계에서 수십, 수백의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지만 성조기의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치지 않는가? 한 국가나 가정, 개인을 든든하게 버티는 정신적 지주가 정체성이다.

이렇게 중요한 정체성 교육이 학교에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들이 바로 국기, 국가, 국화 등이다. 국기에 대한 예절을 철저히 교육하여야겠다. 국기를 달고 떼고 보관하는 방법. 현충일에 조기를 다는 방법 등 국기를 정성스레 다루는 마음을 교육하여야 한다.

국가를 곡조에 맞게 자신있게 부르도록 하여야 한다. 가끔 행사장에 가보면 학생들은 많은데 그 많은 학생들이 부르는 애국가 소리가 모기소리 만큼으로 들릴 때가 있다. 교육자로서 정말 낮 뜨거운 시간이다. 애국가가 4절까지이니 4절까지 가사를 다 외우고 힘차게 부르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국화인 무궁화. 그 의미와 아름다움을 한 여름의 꽃밭에서 가르쳐야 한다.

둘째로는 보훈의 마음을 갖도록 하여야겠다. 단군 이래 반만년 동안 나라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야 한다.

6월만이라도 아니 정 안되면 6월 6일 현충일만 이라도 묵념을 하며 호국 영령을 생각하는 시간, 그 분들께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하여야 한다. 반만년 이상 국가를 유지하고 계승 발전시킨 조상의 은공을 생각하게 하고 국난을 당해서도 불굴의 의지와 슬기로 극복한 호국 정신을 교육하여야 한다.

지금 우리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잘 살고 호강하는 것도 다 우리의 선조가 피땀 흘려 쌓아온 노력의 결실임을 알게 하여야 한다. “Rome was not built in a day" 대한민국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이를 알고 가까이는 부모님과 조부모님, 멀리는 선조와 호국 영령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는 아름답고 잘 사는 우리나라를 아끼고 사랑하고 잘 보전하고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하여야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잘사는 나라이다.

2만 달러가 훨씬 넘는 국민소득, 올림픽을 비롯한 3대 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나라, K-pop으로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나라 등 단군왕검이 개국한 이래 최대의 행복을 구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좋은 환경, 발전된 국가, 활기찬 문화를 후손들에게 잘 물려주어야 할 사명감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금수강산을 잘 보전하여야 할 자연보호의 정신, 민주사회를 발전시킬 상호 이해와 배려, 글로벌 사회에서 꼭 필요한 친절 등의 교육을 통해 매너있는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이 6월에 공주교육지원청과 충청남도의 각 학교에서는 천상이 소리 ‘조수미’의 목소리로 ‘비목’을 감상해 보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사랑의 교육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