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오월
푸른 오월
  • 최창석
  • 승인 2012.05.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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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최 창 석

청자 빛 하늘이
육모정 탑 우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우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구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 하 략 >

노천명의 시 ‘푸른 오월’이다.

산천은 연두색에서 점점 녹색으로 그리고 진녹색으로 변하여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는 오월. 오월의 우리들 학교는 자연보다도 더 싱그럽고 활기차다. 이제 학교에서는 중간고사도 끝나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의 행사와 운동회, 소풍, 수학여행, 체육대회, 등 각종 야외 행사로 시끌벅적하며 아이들이나 선생님들 모두 다양한 행사에 마음은 들뜨게 될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 아이들을 밖으로 나가 뛰놀게 하자. 답답한 공부방에서 책과 씨름하는 것에서 해방시키고 폭력이 난무하는 컴퓨터 게임에서 평화와 평온이 깃든 숲속으로 유인하자.

근대 계몽주의자이며 교육자인 장 자크 루소는 그의 저서 ‘에밀’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라’ 고 강조하였다. 또 자연에 늘 감사하고 자연에 친근히 접근하며 자연과 어울려 살아감이 인성교육의 최고의 방법이라 주장하였고 ‘아이들의 가장 훌륭한 장난감은 모래와 흙’이라고 설명하였다.

지금 학교에는 스카우트, 청소년 연맹, RCY. 해양소년단 등 다양한 청소년 단체와 과학 동아리, 자연관찰 동아리, 문화유산 동아리, 체육활동 동아리 등 다양한 동아리 들이 조직되어 많은 야외 활동을 하고 있다.

또 공주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토요 스마트 학교’에서의 ‘가족 텃밭 가꾸기’와 같은 야외 활동은 그 중에서도 매우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야외 프로그램과 활동에 교사들이 모두 앞장서고 학부모들이 적극 참여하며 지역사회가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하여 아이들의 순수한 심성과 바른 인성을 기르도록 했으면 한다. 나는 평소 이러한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이들을 이렇게 길러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첫째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미미한 풀꽃에 관심을 가진 덕분에 목숨을 건진 행운아가 있다. 나폴레옹이 포병 대위시절의 어느 전투. 포진지를 순회하던 나폴레옹에게 못 보던 풀잎이 언듯 눈에 띠었다. 흔하게 보는 세 잎 클로버와는 달리 네 잎으로 너무 신기하게 생각한 나폴레옹은 그 풀잎을 자세히 보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그 순간 그의 머리위로 핑하니 총탄 한 알이 스쳐 지나갔다.

만일 그대로 서있었다면 그 총탄은 영락없이 나폴레옹의 두개골을 관통했을 것이다. 하잘 것 없는 미물, 일개 이름없는 풀잎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그를 살린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자. 풀꽃의 이름, 곤충의 이름과 특징, 나무의 종류와 인간에게 주는 이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높여 보도록 하자. 그래서 그들에게 나폴레옹과 같은 행운을 가져다주자.

둘째 자연을 사랑하도록 하자.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며 이름 모를 미물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 생명 존중의 마음을 길러 주자. 우리 민족은 원래가 착하고 여린 마음을 가진 순수한 민족이었다. 우리 옛 어른들은 하수구에 뜨거운 물을 함부로 막 쏟아 붓지 않았다.

땅속에 있는 지렁이나 미물이 갑자기 뜨거운 물을 맞아 데어 죽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다. 제사를 지내고는 산천에 있는 짐승들에게 줄 음식을 자연에 던져주었다. 이른바 ‘고수레’이다. 감이나 과일을 수확할 때도 나무에 달린 모든 과일을 다 따버리는 것이 아니라 ‘까치밥’이라 해서 까치나 새가 먹을 과일을 남겨 놓고 수확을 하였다.

또 화랑도의 다섯 가지 계율 중의 하나가 ‘살생유택’이었다. 함부로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조상들의 착한 마음을 본받아 자연 사랑의 마음, 생명 존중의 마음을 길러주자.

셋째 자연에 대해 감사하게 하자. 요즈음의 아이들은 너무도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원하는 것, 갖고 싶은 모든 것을 얻고 부족함이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낄 줄을 모르고 감사할 줄을 모른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물질적 행복도는 OECD 국가 중 4위이다 그러나 본인들이 생각하는 주관적 행복도는 OECD 국가 중 4년 연속 꼴찌이다. 물질적으로는 행복한데 주관적으로 행복하지 못한 것은 왜 그럴까.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교육시키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자기 분수를 알고 자연 속에서 여유를 가지며 이웃을 배려하고 범사에 늘 감사하고 우리 생명의 근원인 자연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그럴 때 우리 아이들의 행복지수도 올라가지 않을까?

계절의 여왕 오월. 눈부신 오월에 교육과정을 통해서나 각종 행사를 통하여 많은 야외 활동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아이들이 자연 사랑의 마음을 갖게 하고 자연을 보호하려는 순수함을 일깨워주었으면 한다. 이러한 우리 아이들의 착한 심성과 자연 사랑의 마음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지구가 자손만대 영원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2012년 5월 6일 새벽 봉황산록 수청골길 누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