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출격, 충청권 돌풍 일으킬까?
이해찬 출격, 충청권 돌풍 일으킬까?
  • 심규상기자
  • 승인 2012.03.2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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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놓고 3당 자존심 건 '빅매치' 시작
이해찬 후보가 세종시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할 당시의 모습.

이해찬 전 국무총리(민주통합당 상임고문)가 4·11 총선 세종특별자치시 선거구 출마를 선언, 그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역정가에서는 처음부터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로 이해찬 전 총리를 지목하고 강하게 출마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 전 총리의 결심은 쉽지 않았다. 이미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세종시 출마를 결심한 데는 당내 지역인사들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간곡한 요청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총리는 이 전 총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정계은퇴' 약속은 어기게 됐지만 '공직은퇴 후 세종시에서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또 다른 약속은 지키게 됐다. 당락과 관계없이 세종시 주민이 된 것이다.

한 대표를 비롯 당내 지역인사들이 그의 세종시 행을 줄기차게 요구한 것은 세종시가 갖는 상징성에 기인한다. 사실 민주당이 내건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세종시만큼 어울리는 조합을 찾기 어렵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행정수도'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되살아났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수정안' 논란을 거듭했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정부라는 등식과 맞닿아 왔다. 여기에 더해 '축소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은 충청권 소외론까지 확산시켰다.

이 전 총리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최초의 기획자이자 설계자'로 세종시를 제대로 완성시키겠다는 출마의 변은 그 자체가 MB정부와의 대척점이 된다. 게다가 세종시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 외에도 초대 세종시장, 초대 세종시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열려 영향은 더욱 크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설계자'... 충청권 돌풍 기대하는 민주당

민주당의 또 다른 노림수는 이 전 총리가 몰고 올 세종시를 넘어서는 돌풍이다. 충청권 민주당 주자들은 "세종시의 상징성에 걸맞게 충청권 선거를 견인할 인물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충청권 전체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충남 청양 출신의 이 전 총리의 기용은 충청권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민주통합당은 이 전 총리에게 더 나아가 수도권과 영남권을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 파장의 크기는 여전히 미지수다. 각 정당이 모두 세종시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승부수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세종시 수정안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히며 MB와 신경전을 벌였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서 바람막이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로 참신성을 강조하며 신진 충남대 교수를 기용한 것은 야권의 예봉을 피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6일 세종시를 방문해 "세종시는 저에게도 아주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유선진당의 심대평 대표 또한 세종시와 끈끈한 관계가 있다. 현재 세종시가 포함된 충남 연기 공주의 국회의원이기도 하지만 행정수도 위헌판결을 받던 당시에는 충남도지사였다. 당시 그는 행정수도 관철을 위해 충남도민과 함께 일선에서 싸워 위헌판결을 극복했다. 또 '세종특별자치시 설치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당사자다.

세종시를 놓고 각 정당이 자존심을 건 빅매치. 세종시를 비롯 충청권 유권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