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들이 갑시다!
봄 나들이 갑시다!
  • 백제뉴스
  • 승인 2012.03.0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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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민순규의 건강이야기

봄(spring)이라는 단어에는 용수철, 튀어오르다, 솟아오르다... 등의 사전적 의미가 있다. 봄(春)은 수풀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 움츠린 싹이 땅위로 고개를 내밀지만, 아직은 차가운 기운에 제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의미도 있다.

필자는 봄이라는 낱말의 의미에 태동, 생동 및 변화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더하고 싶다. 바야흐로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대지가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계절이 찾아왔다. 사람만큼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변화하는 개체가 또 있을까! 다윈이 제안한 진화론은 대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져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흥미롭다.

인간의 진화는 계속 진행 중이시다.

“봄”
이른바 진화다.

꿈틀거리고, 태동하고,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계절이다. 땅속에서 잠자코있던 씨앗도, 겨우내 몸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인체의 에너지도 기지개를 펼 준비들을 끝내고 밖으로 나서려는 때다.

매서운 추위와 두터운 옷의 무게에 잔뜩 억눌려있던 근육과 관절 및 혈관들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려들 것이다. 이 시기의 인체는 말안듣는 다섯 살 아이와 다를바 없다. 의욕은 충만하지만 몸의 상태는 이를 무리없이 수행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상태이다.

봄은 환절기다. 차가운 환경에서 따듯한 봄으로의 전환은 우리의 몸안에서도 변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심혈관계 장애의 대부분은 겨울의 시작이나 봄의 시작과 함께 일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은 우리의 일상생활 습관을 고려할 때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봄철이되면 모두들 야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겨우내 추위 때문에 하지못했던 등산이나 하이킹, 조깅 등 각자의 기호에 맞는 취미 생활을 즐기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봄은 여타의 계절에 비해 야외 활동에 의한 여러 가지 인체의 문제들을 유발하는 빈도가 높은 계절이다.

차가워진 날씨 때문에 한껏 위축되어었던 관절이나 근육이 갑자기 활동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키게되며, 심폐기능 역시 늘어난 활동량에 적응하지 못하여 크고 작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른 봄의 날씨는 차가운 기운과 따스한 기운의 변화가 심한 계절이기도 하다. 하루 중에도 냉기와 온기를 번갈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야외활동은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만약을 위해서 목도리와 마스크 및 손장갑을 준비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여분의 외투를 준비하여 순간적으로 변하는 기온에 대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될 것이다.

 

 

 

 

 

 

봄철의 건강관리는 움츠려 있던 인체를 서서히 깨우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전신의 관절들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한 이후에 집 주변의 들길이나 가까운 공원의 산책길을 가볍게 걸으며 한껏 봄내음을 만끽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가끔은 가볍게 달리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겠고, 양팔을 한껏 휘저으며 힘차게 걸어보는 것도 추천할만 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보는 것도 좋겠다.

이제 막 기지개를 펴고 있는 육체를 깨우는데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이나 활동을 비교적 짧은시간 동안 실시하되 자주 반복해서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자전거 하이킹이나 등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짧은 거리를 달려주고 휴식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산행은 심혈관계와 폐의 건강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봄철의 산행은 조심해야할 것들이 좀 많다. 겨우내 바위틈사이에 스며들어 얼어있던 부분들이 따듯한 기운에 녹기 시작하면서 낙석으로 이어진다. 산비탈에서 떨어지는 바위들도 위험하지만 내가 내딛는 곳의 바위들이 부서져 발이 미끄러지는 경우도 매우 위험하다. 불규칙한 지면과 충분히 풀어지지 않은 발목관절은 발목을 접질리게 만들거나 기타 여러 형태의 낙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본인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산행은 심장과 폐의 정상적인 활동에 무리가되어 심장마비나 무호흡증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봄철의 산은 어느 곳이든 상춘객들로 넘쳐난다. 삼삼오오 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자리에는 음주가 빠지지 않을 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거기에 정상주, 하산주... . 참으로 기발한 핑계들로 음주는 계속 이어진다. 이른바 알콜산행이다.

봄을 맞이하여 산을 찾는 수많은 등산객들 중에는 아마 평생에 처음으로 산행을 경험해보거나 올들어 처음으로 산행을 시작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고된 산행으로 심장에 무리가 오는 것은 당연하며, 이때 마시는 술은 화로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

실제로 산에서 일어나는 사고 중에 20~30% 정도는 음주와 관련된 부주의에 의한 사고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당장 산행 당시에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귀가 후 수면 중에도 절대 안심할 수 없다.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 혈관성 질환자들의 경우 무리한 산행이나 적절치 못한 음주는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에 즉각 노출될 수 있으므로 더더욱 주의해야할 것이다.

 

 

 

 

 

 

 

오랜만의 등산으로 잠시나마 건강을 챙겼다는 성취감에 기분 좋게 마신 술에 자칫 심각한 건강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계절 중에서 봄을 가장 좋아한다. 생동하는 대지와 빛나는 연두빛 새싹들의 물결은 더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아주 좋아서 비명을 지르고 싶은 심정이다. 뿐만 아니라, 겨우내 스키로 시달렸던 육체를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봄의 기운으로 다시금 충만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대개는 봄의 시작을 마라톤 참가와 함께 시작하여 일년에 3~4회 정도 하프마라톤(21.0975 km)에 참가한다. 지난 2월말에도 섬진강 꽃길마라톤을 완주했다. 0℃의 날씨에 매서운 강바람에 호되게 당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같다.

몇 주간 달리기 연습을 하고 출발 전에도 한시간을 넘게 몸을 풀어봤지만 차가운 강바람에 몸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았었는지, 평소보다 기록도 저조하고 후반부 몇 킬로는 근육통에 아주 힘겹게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겨우내 왕성한 야외활동으로 어느 정도의 추위는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었던 마음이 무색하게 몸은 적응이 되지 않았었나보다.

물론 전문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간간히 건강을 위해 완주를 목표로 달리기를 하는 수준이지만, 차가운 기온에 달려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은 꽃샘추위에 겪은 교훈으로 삼을만하다. 다행히 근육통은 다음날 완전히 풀어졌지만, 내년 2월달 마라톤 참가는 자신하지 못하겠다.

 거듭 당부하지만 봄철의 야외활동은 겨우내 굳어있던 근육과 관절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차분히 신진대사를 끌어올린 후에 산과 들에 만연한 봄의 기운을 한껏 받아들이는 2012년의 봄을 맞이하자. 연인과 가족과 아이들과 행복한 봄나들이를 계획해보자.

봄은 이미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이학박사. 백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