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농업 현장 시찰보고
일본의 농업 현장 시찰보고
  • 박기영
  • 승인 2012.02.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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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의원의 일본시찰 방문보고서<2>
공주시의회 의원들이 시판될 쌀을 들어보이고 있다.

일본의 농산물 판매코너에는 수십종의 일본 브랜드 쌀이 판매되고 있다. 이중 고시히까리, 히토메보레, 히노히까리, 아끼다고마찌, 키라라 397 등이 상위 5개 품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브랜드 쌀의 품종별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일본 벼 품종의 대명사로 알려진 ‘고시히까리’도 같은 품목이라 해서 모두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재배방법과 관리과정 등에 따라 대우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일반미 중 70% 정도가 식당 등 업무용으로 유통되고, 30% 정도만 가정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데 일본은 맞춤시대에 대비해 품종 간 특성을 이용한 브랜딩 기술을 개발, 김밥용 등 특수용도의 중·저가 쌀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일본의 쌀 판매는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한 소비자 신뢰 확보를 대원칙으로 삼고 있다.

일본 농가에서 수확된 벼는 건조와 저장, 가공 과정을 거쳐 벼가 현미로, 현미가 다시 백미로 유통되는 절차를 밟는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쌀이 품질에서 비교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컨트리엘리베이터 공장장의 설명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필자 모습.
우리의 경우 대부분의 미곡종합처리장(RPC)은 품질·품종을 구별하지 않고 혼입해 백미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쌀의 품질 저하는 물론 소비자들이 브랜드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는 먼지가 많이 발생되는 제현 과정을 컨트리 엘리베이터(현미 가공공장)란 곳에서 담당, 벼 투입구까지 달리해 품종 간 혼종을 철저히 막고 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2곳의 컨트리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지역에서 수확한 벼의 품종, 수분, 식미 등을 검사한 뒤 적정 점수를 받아야만 합격으로 처리, 수매가 가능하며 수매한 쌀은 1차 저장을 담당하는 컨트리엘리베이터에서 수분 검사를 한 뒤 건조시켜 3월까지는 벼 상태로 상온저장하며 기온이 올라가는 3월 이후 현미로 도정한 뒤 15도 이하로 저온 저장한다고 설명하였다.

우리의 경우 수매된 벼가 상온에서 장기 저장되는 것과 달리 일본은 봄부터 현미로 저온저장, 벼를 장기 저장할 경우 발생하는 품질저하를 막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현미는 라이스센터로 이동, 정선기, 석발기, 도정기, 색채선별기, 정선기, 유하식 선별기, 금속검출기, 자동포장기 등의 가공 선별과정을 거쳐 최종 판매용 쌀이 생산된다고 한다.

컨트리엘리베이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있는 모습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 구마모토 펄 라이스센터직원들은 회의실로 안내하여 약 30분간 공장의 개요와 규모, 기능과 기계설비등에 대하여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맡았던 직원은 “쌀의 품질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정 시 색채선별만 네 번 거치고 포장 후에도 재선별 과정을 거치는 등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8,958m²의 대지에 건물면적은 4,680m², 저온창고의 규모가 241.8m²인 공장의 정미처리능력은 년 간 15,000톤으로 2010년에는 14,411톤의 실적을 올렸다고 한다.

평성(平成) 21년인 2009년에 일본정미공업회(日本 精米工業會)로부터 정미공장품질인증을 취득한 공장이라며 종사원 모두가 자긍심이 대단하였고 식품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 소비자로부터 큰 신뢰를 받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을 마친 후 2개조로 나뉘어 공장내부를 돌아보았는데 원료를 입고하여 석발기, 정미기, 색채선별기, 또다시 정미를 거쳐 금속검출기에 이르기까지 총 18단계의 공정을 거쳐 제품이 출하되는 전 과정을 빠짐없이 견학하였다.

견학을 마친 일행은 품질관리기구와 세미장치(洗米裝置), 그리고 크고 작은 많은 밥솥들로 빼곡한 품질관리실에서 출하 전 색채와 성분 그리고 형질은 물론이고 밥맛까지 최종의 품질관리가 일관되게 진행되어 출하가 결정되며 한 과정이라도 통과하지 못하면 출고가 취소된다는 설명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본의 경우도 쌀 소비량이 매년 계속 줄고 있다고 한다.
조리가 간편한 인스턴트식품 범람과 식생활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이에 쌀 소비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생산자가 소비자를 키우는 방법으로 쌀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 관심을 끈다.

또한, 일본 곡물검정협회는 판매업자로부터 의뢰를 받아 포장지에 생산이력 및 제조과정 등을 확인하고 인증서를 발행하고 있다. 이 인증마크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신뢰는 대단하다. 소비자들이 쌀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인증’ 마크를 보고 선택할 정도라고 한다.

컨트리엘리베이터의 내부 전경
곡물검정협회는 쌀 포장재에 표시된 내용과 실제 쌀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사하며, 쌀의 농약 잔류여부와 각종 독성 성분 등 안전성 검증도 함께 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구매 선택을 위해 다양한 식미 테스트를 거쳐 5단계의 쌀 품질 등급을 매기고 있다. 이런 검사내용은 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소비자의 휴대폰을 통해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쌀의 수매에서부터 저장, 도정, 품질관리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신뢰까지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일본쌀의 생생한 현주소를 돌아보면서 공주 쌀 브랜드화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공주시 통합RPC와 많은 비교가 되었다.

이번 공주시 농협조합장님들과의 농업 관련 산업시찰이 쌀 개방화에 따른 지역 내 농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품질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공주 쌀의 친환경 고품질 명미화 사업이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보며 동행 하셨던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펄 라이스센터에서 설명을 듣고있는 방문단
 

 

펄 라이스센터에서 생상 판매되고 있는 쌀 포장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