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같은 콜레스테롤
천금같은 콜레스테롤
  • 민순규
  • 승인 2012.01.09 21: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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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민순규의 건강이야기

인체(human body)는 작은 세포(cell)들이 모여서 하나의 조직(tissue)을 만들고, 이 조직들이 모여서 기관(organ)을 형성하며, 각각의 기관들이 인체를 구성하는(system) 복잡하고도 효율적인 명령체계를 갖는다.

각각의 세포들은 상위개념의 조직과 기관이 맡은바 역할을 원할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에너지의 생산과 합성 및 그로인해 발생하는 부산물들 즉, 대사작용에 따른 노폐물의 배출에 이르기까지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필요한 일들을 담당하고 있다.

세포를 인체의 소규모 화학공장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세포의 기능을 함축적으로 시사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도 세포 내에 존재하며, 인체의 에너지원이되는 ATP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으로본 콜레스테롤 모습

 

콜레스테롤은 인체를 구성하는 소단위인 세포막의 중요한 지질성분으로 세포의 물질교환 즉, 영양분의 세포내 유입과 노폐물의 세포외 배출(exocytosis)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포막 지질 중 약 20%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안정화 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며, 인지질과 콜레스테롤의 작용으로 37 ℃에서의 세포막은 물질의 유입과 배출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혈액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게되면 세포막에서의 콜레스테롤 함량도 당연히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세포막의 유동성은 그 정도에 따라 감소하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물질인 콜레스테롤이 건강의 적신호에 대명사처럼 대접을 받고 있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체에서 필요로하는 콜레스테롤의 80~90%는 간에서 합성을 통하여 생성되며 나머지는 음식물의 섭취를 통하여 충당한다. 콜레스테롤은 인체 내에서 정서와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수용체 생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스테로이드계통의 호르몬의 활성화는 물론 담낭에서 분비되는 담즙의 주요성분이며 체액의 유지 등 실로 중대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본지의 칼럼 중에서 간의 역할 1편에서 소개하였듯이 담즙은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용성 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정상 성인의 경우 하루에 약 500 ㎎의 콜레스테롤이 담즙산으로 전환되어 제거된다. 이때 담즙에 있는 콜레스테롤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고 담낭에 침전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담석(gall stone)이다. 담석증 환자의 약 90%는 순수한 콜레스테롤의 침전에 의해 유발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다만 이 콜레스테롤이 인체에 필요한 양보다 많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이 인체의 각 기관에서 필요한 양들을 간에서 내보내고 다시 간으로 수거해오는데 중요한 물질이 바로 지단백(lipoprotein)이다. 사실 콜레스테롤은 스스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지단백이라는 운반체를 필요로한다. 이 지단백은 지방과 단백질의 합성물질로 간에서 만들어진다. 간에서 만들어진 지단백은 속이 텅빈 주머니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고밀도(HDL), 중간밀도(IDL), 저밀도(LDL) 및 초저밀도(VLDL) 등으로 분류한다.

텅빈 지단백 주머니에는 콜레스테롤 뿐만 아니라 중성지방과 인지질 등이 함께 유입되는데 콜레스테롤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 중에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서 살펴봐야할 요소들은 HDL과 LDL이다. LDL은 간에 저장된 콜레스테롤을 인체의 각기관을 형성하는 소단위인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즉, 간에 저장된 콜레스테롤을 혈관속으로 이동시켜 혈액과 함께 인체의 구석구석을 여행하게되는데, 이때 LDL 수치가 혈액속에 너무 많아지게되면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되어 원할한 혈액의 순환을 방해하게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렇게 쌓여진 콜레스테롤들은 혈관의 통로를 막아서 각종 혈액순환 장애와 관련된 질환들을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이와는 반대로, HDL을 혈관뿐만아니라 우리의 몸속 곳곳에 있는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수거하여 간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즉, HDL은 콜레스테롤 지꺼기들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인 셈이다. LDL이 콜레스테롤이라는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함부로 버리는 나쁜녀석이라면, HDL은 이들을 깨끗하게 치워주는 아주아주 착한분인 것이다.

혈관의 내벽에 침착된 콜레스테롤: 혈액이 정상적으로 지나가는 것을 방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조절을 위한 처방에는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LDL 수치를 낮추는 처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통한 HDL 수치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심혈관 질환자의 경우 HDL을 높이는 처방법을 사용하는데, 임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이 스타틴(statin)이다. 관상동맥 질환자들을 대상으로한 Nissen(2011)의 발표에 따르면 스타틴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HDL 수치를 높여서 LDL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심혈관의 플라크(죽종)을 감소시키는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스타틴의 복용으로 인한 뇌출혈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스타틴의 복용이 심질환 발병억제에 따른 이득이 더 크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이다.

그렇다면 HDL 수치를 높이면 LDL 수치가 낮아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LDL 수치는 HDL 수치를 아무리 높인다고 낮아지지 않는다. 다만 HDL 수치가 상승하면 혈중 LDL 수치가 낮아질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LDL 수치를 낮추는 방법과 HDL 수치를 높이는 방법은 각각의 치료적 접근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LDL 수치를 낮추는 방법은 증상의 위험도에 따라서 각기 다른 대응이 필요한데, 콜레스테를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약물의 처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위험하지 않거나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의 경우 식이요법을 꾸준히 실시하면 LDL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적으로 LDL의 정상 범위는 1 ~ 130 ㎎/㎗이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우선 실시할 수 있는 것은 음식의 조절을 통한 식이요법이다. 이때 흔히들 잘못생각하는 것이 육류의 섭취에 대한 오해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단순히 육류의 섭취를 제한한다고 낮아지지 않는다. 다만 육류 중에서 지방이 많은 가공식품이나 내장류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곡물과 생선, 채소,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화지방산이 적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자주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거듭 말하지만 지나치게 육류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균형있는 영양섭취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며, 식사 시간외에 먹는 간식이나 특히 밤늦게 먹는 야식은 전반적인 건강에도 이롭지 못하다.

균형있는 식단으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도록 노력하시길 빌어본다. 만약 위의 방법으로도 만족할만한 성과가 없다면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면 된다.

각종 심혈관계 질환유발의 주범인 LDL과는 달리 HDL은 인체에 많을수록 이롭다. 일반적으로 40 ~ 60 ㎎/㎗를 정상으로보며 높아질수록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고 본다. 예를 들어, HDL 수치가 1 ㎎/㎗ 상승하면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2 ~ 3% 내려간다고 볼수 있겠다. LDL 수치가 정상범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HDL 수치가 낮으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므로 HDL 수치를 유지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 등으로 LDL 수치를 낮추게되면 상대적으로 HDL 수치는 높아지겠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인체에서 필요로하는 HDL 수치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적극적으로 HDL 수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제안하는 것은 운동이다.

주의할 것은 헬스나 단거리 달리기 등과 같은 무산소운동은 HDL 수치를 높이는데 바람직하지 못한다. 대신 가벼운 달리기를 30분 이상 지속하는 유산소 운동방법을 권한다. 거친 호흡을 내뱉을 만큼의 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아도, 평소보다 심박수가 약간 빨라질 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지속한다면 HDL 수치는 조금씩 상승할 것이다. 반드시 달리기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자전거나 수영, 스쿼시, 줄넘기 또는 에어로빅 등과같이 유산소운동이면 어떠한 것이든 상관없으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여 우리의 몸속에 착한 HDL 전사들을 많이 만들자. HDL 수치가 높으면 장수하는데도 이롭다.

 

 

 

/이학박사·백제의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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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iams PL, Bannister LH, Berry MM, et al. Gray's anatomy. 38th Edition, Churchill Livingstone. 1995.
Licholls SJ, Ballantyne CM, Barter PJ, et al. Effect of two intensive statin regimens on progression of coronary disease. N Engl J Med 2011;365:2078-2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