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따지던 의원님들, 어디 갔어요?
예산 따지던 의원님들, 어디 갔어요?
  • 유재근 기자
  • 승인 2011.12.07 15: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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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예결위장, 공주시의원들의 자화상
여기도 빈 자리, 저기도 빈 자리. 예산안 심의는 나몰라라 하는 공주시의회

"내년 7월 1일이면 세종시가 출범한다."

"세종시가 출범하면 인구가 빠져나갈 위험이 크다."

"세종시가 출범하면 행정구역이 좁아지고 약 300~400억원의 세수(稅收) 감소가 예상된다."

"세수 감소되니까 불필요한 예산 좀 낭비하지 마라."

공주시 각종 위원회, 협의회, 어느 회의를 들어가든 ‘세종시와의 상생’과 함께 가장 많이 들려오는 말들이다.

귀에 못이 베이도록 토시도 순서도 거의 변함없이 유행가 가사마냥 흘러나온다. 이젠 ‘내년 7월 1일’이라는 말만 나와도 다음 레퍼토리를 욀 수 있을 정도다.

그렇게 예산 줄이기에 지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

하지만 정작 지난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장은 마치 알지도 못하는 제 3국의 외화를 조조로 상영하는 영화관처럼 빈 좌석들로 민망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012년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를 하는 예결위장이었다. 인사담당관, 감사담당관, 정보담당관에 이어 사회과와 복지과에서 쓰이는 예산안에는 시청에서 활용되는 총 1,300여대의 컴퓨터 중 무려 1/4에 가까운 300여대씩을 매년 교체하겠다든지, 각종 사업에 엄청난 용역을 실시한다든지 하는 방만한 예산 집행의 현장이 즐비해 있었지만, 의원에게는 심의조차 할 의지가 별로 없어 보였다.

공주시의회 총 의원 수는 12명. 그러나 한때 위원장을 제외하도 고작 서너명이 앉아있는 사태까지 일어나 의원들의 무관심이 도를 넘었다고 표현하기에 앞서 자칫 심사 자체가 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파행될 뻔한 직전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위원장을 제외한 4명만이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처럼 위원장을 빼고 고작 4명만이 앉아있는 위원회장. 그러나 위 사진에서 누가 있고 누가 없는가를 굳이 찾아서 잘잘못을 따질 필요는 없다.

위 의원들도 사진을 촬영할 시각에 운 좋게(?) 자리에 앉아있었을 뿐, 서로 대충 자기 발언만하고 나갔다 들어오기를 일삼았다.

얼마 전까지 의원들 간의 싸움으로 회장이 소란스러웠다면 이날은 하도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왔다리갔다리를 해서 정신이 사나울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산안 심의가 심도 깊게 이루어졌을 리 만무했다. 도리어 의원 자신들이 너무 자리가 많이 비어있어 보도가 나갈까 걱정이라고 스스로 걱정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이에 모 의원은 ‘시민교통 관계자를 급히 만나느라’ 또 다른 의원은 ‘지역구에 급한 일이 생겨서’라는 불가피한 사유를 들기도 했지만, 매번 자리에 앉았다 하면 예산 타령만 하는 의원들에게 과연 내년도 공주시 운영에 있어 예결위보다 더 중대한 사안이 무엇인지는 의문만 늘어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