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연출한 공주시의회
'막장드라마' 연출한 공주시의회
  • 이원구 기자
  • 승인 2011.12.0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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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행감 정회 후 송영원 특위부위원장과 윤홍중 의원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12월2일. 공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특위 위원회에선 한편의 '막장드라마'가 펼쳐졌다.

공주시 관광경영사업소에 대한 행감에서 시의원 서로를 향해 가시돋힌 막말과 추태로 인해 행감장이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날  'x같은 놈'이라는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욕설까지 터져나왔고, 행감 수감자인 집행부 공무원들은 10여분 동안이나 황당한 광경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급기야 송영월 특위 부위원장이 부랴부랴 정회를 선포했지만, 주고받은 막말은 속기록에 모두 적힌 뒤였다.

끝없는 추태 언제까지…위상 추락…부메랑

의원간 싸움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3월 집행부가 재상정한 추모공원조성사업비를 두고 동료의원을 향해 폭언을 퍼부었고, 감정싸움으로 ‘정회’만 2번, ‘산회’까지도 선포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보여준 시의원들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수준미달이었고 ‘예산심의 무용론’ 까지도 제기되는 등 자신들의 위상 추락을 자초했다.

또다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공주시의원들은 사사건건 싸움만 하다가 끝난다'는 조소섞인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동료의원에게 비수를 던지는데, 분명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시의원들은)이를 왜 모르는 가" .

싸움 장면을 모두 지켜본, 어느 공무원의 뼈있는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의장 자리'가 뭐길래…A의원 "갈데까지 가"

의원들간의 충돌은 가슴속에 내재된 불신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의원 상호간 불신의 배경은 뭐니뭐니해도 의장선거가 아닐 수 없다.

전반기 의장선거 당시 선진당은, 의장은 차지했지만 부의장은 타 당에 내줘야만 했다.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갈등이 시작됐다. 문제는 하반기 의장선거를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선 B의원이 벌써 몇 표를 확보했다' '부의장은 누가 맡기로 했다' '초선에게 의장을 내줄 수 없다'는 등 의원들 입에서 음해성 발언들이 서슴없이 내뱉어지고 있다.

의원들이 의장에 목을 매는 이유는 의장과 의원의 대우가 '하늘과 땅'이기 때문이다. 집무실은 물론이고 의전비서와 차량, 판공비 등이 지원되는 이유다.

A의원은 "의장에 대한 욕심들이 너무 많다. 서로 하려고 한다"면서 "상호간 불신은 여기에서 비롯됐는데, 갈데까지 간 것 같다.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뼈를 깎아라, 무너진 공든탑 다시 세우려면" 

행정사무감사는 시의원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운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감시 및 견제하는 대표적인 회기중 으뜸이다.

<백제신문>을 비롯한 지역언론에서도 행감의 중요성을 감안,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베스트 의원을 선발, 선발기준까지 밝힌바 있다.

몇몇 의원은 모든 과에 대한 행감 일정을 소화하며 책무에 충실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서로간 '막장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공든탑이 무너져 내리는 결과를 자초해버렸다.

결론적으로 말해 시의원 스스로 추락시킨 명예를 다시 회복하길 주문한다. 그것이야말로 뽑아준 시민들의 기대에 다소나마 부응하는 길이다.

시의원은 주민들의 검증과정을 거친 공인이다. 그래서 공인으로 대우를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말한마디, 작은 몸짓하나까지 주시받고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시의원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 시민들로부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함으로써, 무너진 공든탑이 다시 세워지길 바란다.

/본지 편집국장 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