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명변경 추진을 중단하라
교명변경 추진을 중단하라
  • 윤여관/우금티기념사업회 이사
  • 승인 2007.12.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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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육, 지방자치, 국가균형발전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크게 두 개의 대학교육정책이 있다. 하나는 프랑스와 독일 필란드 같은 유럽식이고 또 하나는 일본, 영국을 포함한 미국식이다. 그 차이점은 유럽은 국립대 중심의 무상교육인데 반해 미국은 사립대 중심의 고액 유상교육이라는 것이다. 아이비리그로 상징되는 미국의 사립대들의 1년 등록금은 과마다 다르지만 대략 4-5 천만원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미국의 사립대에 자녀를 보내려면 부모의 연간 수입과 세금내역이 첨부되어야 한다. 대학등록금을 댈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유럽의 대학에 자녀를 유학시킬 경우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 심지어 생활비를 포함하더라도 국내대학의 등록금보다 적게 드는 경우도 있다. 정권과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외국인에게도 무상교육을 하고 장학금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우파정원이 들어서면서 학기당 500 - 700유로(한국돈 100만원)의 등록금을 내는 국가와 지역이 늘고 있긴 해도 여전히 한국보다 적게 든다.

한국의 경우 미국식 사립대학이 개화기 때부터 들어와 대학교육의 50%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바로 이 시점에서 한국의 대학교육정책의 방향성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립대학들도 법인화해서 미국식 무모한 경쟁체제로 갈 것인지- 이미 서울 소재 일부 사립대의 경우 한해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었다. 이 얘기는 부자가 아니고는 대학에 갈 수 없는 시대가 온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아니면 점차적으로 사립대들도 국립대화 하고 무상교육체제로 갗 것인지 - 누구나 실력만 되면 무료로 대학에 가서 공정하게 사회발전과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 의 갈림길에 서있다.

그 연장선 위에 공주대학교 교명변경문제가 걸려있는 것이다. 지금 교육부는 국민들의 뜻을 물어 자신들이 세워야할 정책의 방향성은 세우지 못하고 다만 대학운영의 효율성을 명분삼아 무모한 통폐합만 추진하고 있을 뿐이다. 그 결과 지방의 국립대들은 생존을 위해 지방의 거점도시(광역시)나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가 내세웠던 국토균형발전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효율성과 경쟁력도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가가 중요하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장사하는 서민들의 자녀의 교육기회를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다. 대학에 대한 국고지원은 지속적으로 줄고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국립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공주대 교명변경과 관련하여 다소 지역대결로 비춰질 수도 있는 논점들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일부에서 공주대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브랜드라고 하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음을 밝힌다. 왜냐면 천안이나 예산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받지 못하는 브랜드라면 이미 그것은 주장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논점으로는 지역대결을 부추길 뿐이라고 본다. 대학교육의 방향성과 지방자치,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천안과 예산을 포함한 청주, 대전, 양산, 부산, 밀양, 대구, 상주, 광주, 순천, 강원, 춘천, 삼척 등 통폐합과 관련된 지방국립대학 총장들과 각 지방자치단체장들,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의 대학교육정책과 지방자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협의해서 국민과 지방의 여론을 마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주는 천안과 싸우고 예산은 공주와 싸우고 동문회와 상인들은 총장과 싸우는 것은 매우 소모적일 수 있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우리사회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부분을 개혁하는 건강한 토론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조금은 큰 틀에서 연대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공주대 동문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에서 각자의 기반을 잡고 활동하는 동문들은, 각 지역에 있는 유구한 역사의 국립대 동문들과 연대하여 이슈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구체적인 세력이라고 판단된다.

지방이 바로서야 국가가 바로 설 수 있다. 지방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지방의 인재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대학이 바로 서야 한다. 공주대 교명변경문제를 이러한 틀에서 건강한 담론생산과 개혁의 기회로 만들어 낸다면 공주대는 매우 의미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