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대강 살리기와 관련하여 금강에서 첫 번째로‘친환경적인 최첨단 가동보 개방식을 성공리에 끝냈다’고 자축을 하고 있다. 이에 본 기자는 정민걸(공주대 환경교육학과)교수와 동행하여 찾은 연기군 세종보는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덤프트럭이 오가며 여전히 공사판이다.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세종보를 개방해야 할 만큼 국토해양부가 무언가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수선한 모습이 준공이나 개방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세종호의 물은 오래된 전형적인 저수지와 똑같다. 녹조류가 많아 흐린 녹색으로 물속이 잘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희뿌연 거품이 떠다닌다. 특히 세종보의 소수력발전소 부근이나 보의 고정 구조물 주위 등에는 거품이 스펀지처럼 뭉쳐 떠있기도 한다. 또한 개방 소식을 듣고 방문한 사람 중에 악취를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보가 만들어지기 전에 맑은 물이 흐르던 여울과는 전혀 딴판이다. 맑은 물이 흐르던 금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관이다.
현재 세종호 수위는 가동보가 약간 내려져 있어 최고 관리 수위보다 30~40cm 정도 낮은 상태이다. 이는 하류에서 올려다보는 경우 우안에 만들어진 자연형 어도에서 알 수 있다. 자칭 자연형 어도의 유입부에는 작은 전도식 가동보가 있다. 이 가동보의 최대 높이는 어도 최상단에 고정된 통나무 보에서 30~40cm 위다. 현재는 자연형 어도의 최상단에 있는 통나무 보로 물이 넘칠 수 있는 정도로 세종호의 수위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어도의 가동보가 수직으로 올라가 세종호에 물을 가둘 수 있는 최고 수위는 현재보다 30~40cm까지만 더 높아질 수 있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세종호의 물은 어도의 가동보로 넘쳐 어도로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4대강 소송 중에 국토해양부는 홍수대비책으로 우기에 가동보를 열어두겠다고 했다. 그러면 어도는 건천이 된다. 즉 우기 시에는 어도에 있던 많은 수서생물이 말라죽을 수밖에 없다. 또한 가뭄으로 세종호의 수위를 현재보다 더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을 때에도 자연형 어도는 건천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세종보 중간의 인공어도도 공중에 떠 있어 어도 구실을 할 수 없다. 인공어도는 유명무실하고 자칭 자연형 어도는 주기적으로 수서생물을 처형하는 시설인 것이다.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숲 사무처장은 “조경수를 심은 사람들이 하자보수 기간이 있어서 병이 오는걸 막기 위해 뿌리는 것 같다”라며 “생태를 살린다고 농민들까지 몰아내고 강가에서 잘 자라지도 못하는 소나무를 심어놓고 농약을 뿌리면서 사람들에게 와서 놀러 와라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둔치에서 경작하는 것이 비료와 농약의 주된 오염원이기 때문에 경작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4대강 사업의 명목상 취지와 근본적으로 위배되는 행동이다. 더구나 친환경 농업이라고 장려금까지 주고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칭송하던 둔치의 무화학비료, 무농약 유기농까지 느닷없이 내쫓는 4대강 사업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곰나루 살충제 살포는 조경업자들이 최소 2년은 조경수의 생존을 위해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전형적인 방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대강 사업의 많은 공사구간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으로 추론된다. 실제로 4대강 사업의 일부 구간에서는 심은 식생을 위해 비료를 준 문건까지 드러났다. 자연스런 강변 생태계가 아닌 인위적으로 조경한 식생은 자연의 저항에 존속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 후에는 거짓 자연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비료를 주고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불행히도 아파트 단지와는 달리 식물을 제외한 동물을 제거하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기 전 피해를 막기 위해 저층의 창문을 닫아 달라는 안내 방송을 할 관리사무소도 없고 창문을 닫을 주인도 없다. 물론 아예 창문이라는 것도 없이 살포된 농약은 그대로 둔치로 퍼지고 4대강호로 유입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