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향덕인가 상덕인가
효자 향덕인가 상덕인가
  • 백제뉴스
  • 승인 2011.08.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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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는 이런 글귀가 나옵니다.

君子有諸己而後( 군자유저기이후 ) 에 求諸人( 구저인 ) 하며 無諸己而後( 무저기이후 ) 에 非諸人( 비저인 ) 하라, 앞뒤 문장을 잘라 내고 풀이하기는 그렇지만 군자는 자기가 먼저 갖추고 나서 남에게 요구를 하며 자기에게 없애고 나서야 남의 잘못을 지적하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먼저 선한 사람이 되고서 남에게도 착하거라 해야 하고 나에게 악의 마음이나 행이 없고 나서야 남에게 그런 잘못을 지적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글을 보면서 모두 제諸자로 알고 있는 글자를 저로 음을 달아 놓은 곳이 있어서 자전을 찾아 보니 어느 곳에는 제로 나오고 어느곳에는 저로 나오는데 대한한사전을 찾아 보니 '모두 제자로 읽는데 옛음으로는 저로도 읽는다' 하고 분명히 나오기에 모르던 부분을 알고 기뻐하였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것을 하나라도 알고 깨우쳐 가는 즐거움이 마치 문맹의 노인분들이 한글 학당을 찾아가셔서 한글자 두글자 깨쳐서 마침내 책을 읽고 자식들에게 삐뚤빼뚤 하게 편지라도 쓰게 될때의 기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기왕에 글자 하나의 음을 이야기하였으니 한가지 더 말을 해보려 합니다.

우리 공주에는 하늘이 내린 효자라는 이름으로 삼국사기에도 등장하는 효자비가 있는데 어느 곳에서는 향덕向德이라 하고 어느 곳에서는 상덕이라고 합니다. 글자는 분명 향할 향자인데 왜 상덕이라 읽어야 하는가 하면 성씨로 말할 때는 성상이 되기 때문이기에(대한한사전) 안내문등에 향덕으로 나온 부분을 학자들이나 향토사가들의 자문을 구하여 고쳐 놓아야 하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검색에도 향덕 상덕이 중첩되어 나오고 어떤 경우는 목천 상尙씨로도 나오는데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니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할것입니다. 실제  공주 신기 효가리 마을에 안내 표지판에는 향덕이라 나오고 있음을 살펴서 상덕으로 표기를 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을 해 봅니다.

향덕이 이름이라면 성씨가 있을 것인데 아래 인용한 삼국사기에서 향덕의 아버지를 적을 때 성씨는 적지 않고 이름이 선으로 적힌 것으로 보아 앞에 상씨 성과 합해 상선이고 자식 이름 또한 상덕이라고 보면그다지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삼국시대에 효자로 알려진 손순의 경우도 이름이 외자이니까요

참고로 삼국사기에 실린 효자 상덕의 효행 이야기를 옮겨봅니다.

향덕(向德)-삼국사기(三國史記)

向德(향덕) : 향덕은
態川州板積鄕人也(태천주판적향인야) : 웅천주(熊川州)의 판적향(板積鄕) 사람이다.
父名善(부명선) : 아버지 이름은 선(善)이고
字潘吉(자반길) : 자는 반길(潘吉)이었는데
天資溫良(천자온량) : 천성이 온후하고 착해서
鄕里推其行(향리추기행) : 마을에서 그 행실을 칭찬하였으며,
母則失其名(모칙실기명) : 어머니는 이름이 전하지 않는다.
向德亦以孝順(향덕역이효순) : 향덕 또한 효성스럽고 순하기로
爲時所稱(위시소칭) : 당시에 소문이 났다.
天寶十四年乙未(천보십사년을미) : 천보(天寶) 14년 을미(755)에
年荒民饑(년황민기) :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주리고
加之以疫癘(가지이역려) : 더구나 전염병이 돌았다.
父母飢且病(부모기차병) : 부모가 굶주리고 병이 났으며
母又發廱(모우발옹) : 어머니는 종기가 나서
皆濱於死(개빈어사) : 모두 거의 죽게 되었다.
向德(향덕) : 향덕이
日夜不解衣(일야불해의) : 밤낮으로 옷을 벗지 않고
盡誠安慰(진성안위) : 정성을 다하여 편안히 위로하였으나
而無以爲養(이무이위양) : 봉양할 것이 없어
乃刲髀肉以食之(내규비육이식지) : 이에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떼어내어 먹게하고,
又吮母廱(우연모옹) : 또 어머니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
皆致之平安(개치지평안) : 모두 완쾌시켰다.
鄕司報之州(향사보지주) : 고을의 관청에서 주(州)에 보고하고
州報於王(주보어왕) : 주에서 왕에게 보고하였다.
王下敎(왕하교) : 왕은 명을 내려
賜租三百斛(사조삼백곡) : 조(租) 300섬과
宅一區(택일구) : 집 한 채,
口分田若干(구분전약간) : 구분전(口分田) 약간을 내려주고,
命有司立石紀事(명유사립석기사) : 담당 관청에 명해 비석을 세워 일을 기록하게 하여
以標之(이표지) : 드러내도록 하니
至今(지금) : 지금까지
人號其地云孝(인호기지운효가리) : 사람들은 그곳을 효가리(孝家里)라고 부른다

(인터넷에서 인용하였음)

근자에 이십여년동안 원효유치원에서 아가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던 내용을 책으로 엮어 우리도 부처님같이 라는 동화책을 내었는데 그 책에 상덕의 효심 이야기가 실려 있는 것을 어느 선생님이 보시고 '스님 여기는 향덕이라 안하고 상덕이라 하셨는데 잘하셨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런 오류는 바로잡아야 할것입니다 하시는 말을 듣고 이런 마음을 내었으니 내가 잘못 알고 있다면 여러분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