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초등학교 [6]
덕암초등학교 [6]
  • 윤현숙 기자
  • 승인 2011.07.0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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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그룹사운드 결성, 등산으로 인내심 길러

 공주시 32개 초등학교를 찾아 달라진 교육풍습과 학생들의 생활상을 찾아보기 위해 백제신문이 '찾아가는 우리학교'란 코너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학교의 소식과 어린학생들의 포부 및 생활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금계산 자락에 위치한 덕암초등학교 전경
교훈 : 꿈을 가꾸는 사람
교화 : 벚꽃
교목 : 소나무
 
금계산과 유구천을 끼고 있는 공주관내 유일의 벽지학교인 덕암초(교장 이은표)를 찾은 7월의 첫날, 일주일간 폭우와 장마로 인해 찌뿌렸던 하늘이 이날은 취재를 돕는 듯 반짝 개었다.

이은표 교장은 2010년 3월 덕암초에 부임하면서 교문 앞을 가로막았던 사유지를 무상임대 해 진입로를 확·포장 하는 한편, 잡초가 무성했던 텃밭을 가꿔 학생들의 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학교담장 밑에 우거진 잡초를 제거하고 사철패랭이꽃과 꽃잔디로 새단장을 마쳐 학교를 찾는 이들로부터 깔끔해졌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다.

특히, 연못의 물레방아와 바람개비는 폐품을 이용해 이 교장이 손수 만든 것으로 100여만원의 제작비를 아꼈으며, 금계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이용해 물레방아를 돌리고 있어 유지비를 전혀 들이지 않고 있다.

▲ 이은표 교장
이 교장은 “학생들이 자연을 닮아 순박하고 맑으며 사고를 치거나 속썩이는 사람이 없고 경력과 실력을 갖춘 교직원들이 학교일을 알아서 척척 해결한다”며 “덕암초는 졸업생 동창회 조직과 학부모회 운영이 잘 되고 있어 학교행사나 후배들을 위한 봉사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느 시골학교와 마찬가지로 덕암초도 학생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내년에는 자칫 복식수업 운영을 하게 될 수가 있고 더 줄어든다면 인근학교와 통·폐합 위기까지도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뒤 “그동안 화장실이 불편해 도교육청으로부터 사업비 1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재정비하고 있는데 시설투자와 재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이곳으로 귀농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초 유구읍내로 이사를 갔으나 2명의 학생들은 덕암초가 정들고 좋다며 전학을 가지 않았고 또 올봄에는 친환경적인 학교를 물색하다가 덕암초를 택해 인근지역에서 전학 온 학생도 있다.

덕암초는 바르고 튼튼하며 똑똑한 어린이(자율·탐구·성실),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치는 스승님(연구·창의·정열), 관심과 이해로 참여하는 부모님(관심·동참·지원)이라는 학교장 경영의지와 함께 밴드부 운영(뮤직스타), 피아노반 운영, 친환경 재배사육장 및 자연등산 체험을 역점 교육활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은표 교장의 특별한 관심으로 결성된 밴드부는 관내에서는 덕암초에서만 운영하는 유일한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으로, 치열한 경쟁을 거쳐 8명의 단원이 선발될 정도로 학생들과 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 유구와 아산 경계인 금계령에서 2명의 학생들이 승차하고 있다

통학버스로 등교....

읍내로 이사를 갔지만 덕암초가 좋아 그대로 다닌다는 학생을 태우고 유구읍을 출발, 추계리와 덕곡리 학생들을 태운 1호차가 학생들을 하차시킨다.다시 출발한 2호차가 문금리를 거쳐 아산지역과 경계인 금계령 및 탑곡리를 거치면 학군을 한바퀴 돌게 된다.

저학년 학생들은 동승한 도우미가 승·하차를 거들어주고 안전베트를 채워주며, 고학년 학생들은 알아서 안전벨트를 매고 안전수칙을 잘 지킨다.
주로 길가에서 승하차를 하지만 학생이 아프거나 갑자가 비가 올 때는 집 앞까지 태워다 주기도 한다.

아침 독서시간....

도서실에 모여 책을 읽는 학생들과 대출을 해 교실로 가서 책을 읽는 학생도 있다. 자유롭게 독서시간을 이용하도록 하며 독서실 한편에는 음악감상과 영어듣기 음향시설을 갖춰 학생들 의사에 따라 선택활동을 한다.
도서실에서 ‘일용할 양식’을 읽던 5학년 최동규 학생은 “먹을것이 없어 남의 집 일을 도와주는 내용인데 거짓으로 살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말한다.

▲ 금계산 등산을 통해 극기와 건강을 챙기고 있다
등산으로 인내심 길러....

금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덕암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금계산 등산을 통해 극기훈련을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산에 오르던 4학년 한서진 학생은 “산에 올라갈 때는 다리도 아프고 힘들지만 다 오르고 나면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며 “계속 등산을 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텃밭 가꾸기....

창의적 재량활동 영역으로 지난 5월에 일군 텃밭에는 오이, 참외, 수박 등 각종 채소들이 제법 자라고 있다.
중간활동시간을 이용, 유치원생까지 나와 풀을 뽑고 방울토마토가 쓰러지지 않도록 세운 지주대에 끈을 묶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채소이름도 익히는데 새싹을 보고 ‘애기’라는 유치원생의 순수한 표현에 귀여움이 묻어난다.

방울토마토 순을 집어주던 이은계 교사는 “어린시절에 도시에서만 자랐는데 이렇게 텃밭을 가꾸면서 학생들한테 배우는 것도 많다” 고 한다.

학생들 활동에 함께 참여한 변창수 교감은 “부모들이 농사를 짓고 있지만 학생들은 집에서보다 친구들끼리 텃밭에서 심고 가꾸는 것에 더 관심이 많고 재미있어 한다”고 밝혔다.

▲ 전교생이 텃밭가꾸기에 나서 잡초를 뽑아주고 있다

점심시간....

차례로 줄을 서서 각자 먹을 만큼 덜어간다. 그러니 남기는 음식도 없다.  학생들은 “잘먹겠습니다” 인사를 하더니 또래끼리 자리를 잡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식사를 한다.

이날 메뉴는 현미밥, 아욱수제비된장국, 돈육불고기, 배추김치, 양배추쌈장이다.
음용수로는 끓인 보리차가 준비돼 있다.   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

유구천 봉사활동....

덕암초 학생들은 학교를 끼고 흐르는 유구천 지류에서 분기별로 하천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장맛비로 인해 쓸려온 쓰레기와 오물들을 수거해 손수레로 실어 나른다.

전교회장인 6학년 이석주 학생은 “쓰레기를 치우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다”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자연보호활동으로 유구천이 깨끗해지면 1등급하천에 고기들이 많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유구천에서 쓰레기를 줍는 학생들 모습
원어민 영어강사와 함께...

원어민교사가 한국말은 한마디도 사용하지 않고 영어로만 말하는데도 학생들은 다 알아듣고 따라서 행동한다.
이날 단원은 4계절과 12달의 이름을 적은 카드 이름을 맞추고 나서 그  밑에 숨겨진 낱말을 찾아 문장을 만드는 학습을 하고 있다.

사물놀이....

4~6학년 학생들이 영어회화실에 모여 장고를 비롯한 사물놀이의 어울림 마당을 펼친다.
공간이 부족해 영어회화실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전통을 배우고 익히려는 학생들의 열의는 불편한 환경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 저학년 피아노교실은 인기가 대단하다.
피아노 교실....

학부모들의 숙원사업이던 피아노 교실은 지난해 12월 문을 열고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3단계로 나누어 수준별 지도를 한다.
고가인 피아노 구입 때문에 피아노교실을 운영하는 학교가 몇 안되지만 덕암초에서는 과감한 투자를 해 디지털 피아노 5대를 구입, 학생들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역 여건상 사교육의 기회를 받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주고자 이은표 교장의 의지와 운영위원들의 뜻이 합해진 것.

창고를 리모델링해 밴드부와 함께 이용하고 있는데 본인의 피아노 소리만 들을 수 있도록 헤드폰을 사용, 다른 학생들에게는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던 3학년 임지혜 학생은 “다른 곡도 열심히 배워서 친구들과 피아노를 칠 줄 모르는 애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며 해맑게 웃는다.

▲ 고학년 사물놀이반 모습
인턴교사 학습지도 및 기초학력 보충학습....

인턴교사와 외부강사가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수준별 개별지도를 하고 있다.
보충학습 대상학생 3명, 인턴교사 지도반 5명이 도서실에서 특별지도를 받는다.
 
보육교실....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1~2학년 학습 및 생활지도와 체험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간식과 학습자료를 무료로 지원하며 이날은 부채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교육 절감은 물론 가정에서 부모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지도하고 있어 새내기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6학년 이석주학생과 친구들이 연못에 물고기 먹이를 주고 있다
뮤직스타 밴드교실....

관내 초등학교에서는 처음으로 결성한 그룹사운드이다.
엄정한 오디션을 통과한 8명의 학생들이 키보드, 드럼, 일렉기타, 베이스기타, 보컬을 맡아 그룹사운드를 결성하고 주 2회씩 전문강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베이스기타를 맡고 있는 4학년 진태민 학생은 “밴드 연습날이 기다려지며 연습시간을 늘려서 많은 시간을 갖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한다.

창고를 개조해 방음효과까지 갖춘 연습실을 피아노반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력이 늘면 2학기쯤 요양원 등을 찾아 봉사 공연도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아빠와 크레파스’ 연습곡이 소리마루를 나서는 본 기자의 귓가에도 여운으로 남는다.

▲ 그룹사운드 뮤직스타 연습 장면,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이다

바른품성5운동을 노래로....

♬ 우리모두 다같이 칭찬을 ‘많이’~
♬ 우리모도 다같이 어른께  ‘공경을’~
♬ 우리모두 질서와 나라사랑 봉사로~
♬ 바른품성 5운동 실천해 ‘모두’ ~

교무부장을 맡고있는 2학년 담임 이상숙 교사가 만든 바른품성5운동 노랫말로, 율동과 함께 익히고 실천한다.
주의집중 시킬 때와 수업 중간에도 활용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고 있다.

덕암초에서는 이 이외도 미술, 상담교실, 한자, 훌라후프 등 방과후 활동과 중간활동을 요일별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 2학년 바른품성5운동 율동 모습

덕암초는 1938년 덕암심상소학교로 개교해 1989년 라급 벽지학교로 지정, 방과후 시범학교· 학력신장 시범학교· 창의인성 연구학교 충남도 지정 연구학교 운영, 전국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지정 및 교육과정 최우수교 충남도 교육감 표창을 수상했으며 지난 2월 제69회 졸업식과 함께 3,61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서울에서 사립고를 운영하고 있는 김석환씨와 임성수 전 충남교육연구소장을 비롯한 덕암초 졸업생들은 교직 및 각계에 종사하면서 활발한 동창회 조직을 통해 발전기금 기탁, 전학생 체육복 제공, 장학금 기탁 등 모교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덕암초에는 유치원생 4명을 포함해 총 42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사택에 거주하는 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학버스를 이용 등·하교를 하고 있다.
재학생 중에는 제13회 충남정보올림피아드 예선대회 멀티미디어 은상을 수상한 5학년 이시은외 17명의 학생들이 올 상반기에 치러진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휩쓸기도 했다.

▲ 원어민 영어강사와 함께 카드를 이용한 학습을 하고 있다

이은표 교장과 변창수 교감은 교직원들을 일러 “유능하고 실력있는 베테랑 교사들”이라고, 교사들은 교장·교감을 일러 “부지런하고 덕 있는 분”이라고 서로들 칭찬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배우고 자라는 덕암초 학생들 얼굴에는 행복이 넘쳐나는 표정들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난 후, 내년 봄에 꼭 한번 다시 오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교정을 나섰다.
학교와 역사를 같이하는 벚나무들이 병풍처럼 운동장을 감싸고 있고 패랭이와 꽃잔디들이 화단을 덮고 있는 덕암초의 장관을 카메라에 담으러......

 

▲ 운동장 가장자리를 에워싼 벚나무 모습, 봄이면 교정이 장관을 이룬다
   
 
  ▲ 연못 가장자리에 우렁이알이 보인다.  
 
   
 
  ▲ 저학년 보육실 모습  
 
▲ 사제동행 독서 시간
▲ 점심시간,학생들이 먹을만큼 음식을 가져간다
▲ 학생들이 놀이터에서 바깥활동을 즐기고 있다
▲ 담장 아래 잡초를 제거하고 말끔히 정비했다

▲ 교정앞 100년의 수령을 지닌 소나무가 학교전통을 말해주고 있다
▲ CCTV를 설치해 학교 구석까지 안전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