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4]거짓자연은 재앙까지 가져 온다
[연재기획 4]거짓자연은 재앙까지 가져 온다
  • 정민걸 교수
  • 승인 2011.06.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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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의 연재기획

▲ 사람의 접근을 막는 경고문. 거짓자연은 과거 걸어 들어가며 즐길 수 있던 물도 사람과 단절한다.

4대강 사업이 표본으로 삼고 있는 한강의 41.5㎞를 유지하는 데 약 450억 원을 매년 투입한다고 한다. 게다가 눈요기를 위한 한강 르네상스를 이루겠다며 매년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의 세금을 한강에 퍼붓고 있다. 하지만 시민에게는 큰 혜택이 없다.

 예를 들어 강의 한 가운데서 낭만적인 식사를 하게 해주겠다면서 한강의 다리 중간에 만들어 논 식당은 개점휴업 상태이다.

주차시설이나 화장실을 만들 수가 없고, 교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정류장을 만들 수 없다는 직접적인 이유도 있지만 많은 시민이 식사를 하러 가기에는 너무 외딴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4대강이 그런 한강의 모습이 된다고 지역경제가 살 수가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언론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4대강 사업의 잘못된 공사방식 때문에 크고 작은 침식이 공사구간이나 지천에서 발생하여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물을 확보하고 배를 띠우겠다는 이유로 강바닥을 깊게 파헤쳐서 발생하는 예견된 재앙이다. 깊어지고 다듬어져 물의 흐름을 완만하게 해주지 못하는 강바닥 때문에 지천과 강의 흐름이 너무 빨라져 침식이 과도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이 끝나면 더 큰 재앙이 발생할 것이 예견된다.

그런데 잘못된 4대강 사업의 공사방식을 반성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잘못을 가리기 위해 지천 공사에 또 다른 20여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지천의 공사는 지천의 침식을 막기 위한 공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과 연계되어 진행되고 있는 여주 지류 하천 공사. 4대강 사업 후 지류 하천공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할 수 있다. 제방의 침식 위험이 더 커지면서 하류의 홍수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
단단한 재질의 지천바닥과 물이 거침없이 빠져나가게 할 지천의 모습은 4대강 사업과 연계하여 여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천의 모습에서 엿볼 수 있다. 이런 방식의 공사는 본류로 물이 빨리 들어오게 한다. 이미 댐 규모의 대형보로 가둬 논 물이 많아져 있는 상황에 지천에서도 물이 빨리 들어오면 본류의 홍수 범람 위험은 급증할 것이다.

현재보다 수위가 더 높아진 보의 수위 때문에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보의 수문을 열어 과거보다 늘어난 물이 모두 하구로 몰려가야 한다. 그런데 밀물 때는 하굿둑의 갑문을 열지 못하고 늘어난 물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피해가 나지 않던 비에도 홍수 피해가 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