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 쌓은 공든탑이 무너져 버렸다”
“금강에 쌓은 공든탑이 무너져 버렸다”
  • 김종술 기자
  • 승인 2011.06.24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강살리기 장맛비로인해...붕괴·유실되어 피해확산
▲ 일명 SK길. 콘크리트 구조물이 가라앉고 떠내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충청권에 내린 장맛비로 인해 4대강 사업을 하고 있는 금강변의 수로가 유실되고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내일까지 충청권에 200mm 폭우가 예상되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박은영 국장, 심현정 4대강 팀장과 24일 오전 10시부터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진 금강변을 둘러본 결과 월송천, 불티교, 대교천, 금암 삼거리, 쌍신동(일명 SK길), 유구천 등은 흡사 폭탄을 맞은 것처럼 갈라지고 터져 버렸다.

▲ 금강 합수부 좌측이 무너져 내리는 장면

10시, 월송천 합수부는 최근 하상보호공을 설치하면서 물길을 직선화로 만들었는데, 좌측 사면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 산림박물관 아래 좌측 경사도를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

10시 30분, 산림박물관(불티교)도 좌측 경사도가 심해서 무너지자 중장비를 이용하여 경사도를 낮추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포크레인의 안전까지도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 4대강 사업으로 신설 자전거 도로 교각 밑에 설치한 하상보호공이 유실되고 있다.

10시 50분, 대교천 차량에서 내리자 포크레인의 둔탁한 장비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우측 평탄작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 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다리교각 하상보호공이 빠른 물살에 유실되어 물길을 바뀌고 있었다.

▲ 공주시 금암 삼거리 아래 공사도로가 장맛비에 유실되었다.

11시 10분, 금암삼거리(정자마을) 모 팬션이 있던 상류 자전거도로가 폭탄을 맞은 것처럼 도로 중앙 물살이 파헤쳐지면서 고랑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변해 버렸다.

▲ 공주시 상왕동 멀리 '공주석장리박물관'이 보인다.

 

▲ 상왕동 임시도로에 설치한 흄관이 50cm 정도로 작아 물이 빨려들고 있다.

11시 25분 상왕동(은성멧돼지)은 작은 실개천이 있던 곳인데 상류에서 내려온 물길이 소용돌이를 치며 빨려 들어가고 있었으며 미처 빠지지 못한 물이 넘치면서 임시도로 사면이 갈라지고 터져 버렸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50cm 정도로 작은 관을 묻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 금강합수부 수로 공사가 끝난이후에 이번 장맛비로 침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 빠른 침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12시 30분 쌍신동(일명 SK길)은 5월 16일 금강살리기 7공구 공사를 하고 있는 SK건설에서 금강 가로수길에 나무를 식재,  ‘SK 가로수 길’로 이름을 붙인 곳이다.

특히 뒤쪽 쌍신동에서 내려오는 개천을 넓히고 원래 있던 30m 규모의 콘크리트 수로구조물 보강 작업을 했는데,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드려서인지 무너지고 최근에 설치한 구조물도 붕괴되어 유실되고 있으며 개천바닥을 파헤쳐 올려 진 흙은 연신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입구 손길이 닿지 않았던 좌측은 옛 모습 그대로 보이고 있어 사람의 손길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 유구천 금강 합유부에서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 침식현상을 자료로 남기고 있다

1시 40분 유구천 합수부는 최근에 보 중앙이 무너져 내리고 좌측 사면이 무너진 (6월 16일 본 기자가 ‘장마철 앞두고 4대강살리기 금강 지천 '위험수위'로 기사를 썻던 곳) 곳으로 상류에서 내려오는 많은 수량으로 인해 보가 좌측은 물길이 파도를 치면서 멍석을 말듯이 밀려 내리고 있지만, 우측은 평범한 보의 형태로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양흥모 처장은 “이미 피해가 예견된 일이다. 국토해양부가 유일하게 얘기한 하상보호공이 부실하게 설치되어 합수부에 침식과 유실로 보나 교각이 안전성 문제까지 치닫고 있다"며 "또한 농경지도 유실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집중호우로 인해 금강이 최악의 피해를 보이고 있어 심각한 수준이다. 4대강에 쌓은 공든탑이 무너져 버렸다”고 우려했다.

정민걸 공주대환경교육과 교수는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준설토를 4대강 공사로 준설을 하면서 지면에 낙차가 커지고 높아져 물러져서 쉽게 흘러내리고, 새로 유입된 토사는 물살이 빠르게 흐르다보니 때리는 힘이 강해 무너진 걸로 보인다”며 “안전성을 따지지 않고 돌을 던지듯 하상보호공을 설치하고, 국민들의 세금을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사용하였다. 또한 생태적인 충격도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 보인다”고 한탄했다.

특히 이번 비로 인해 ‘인위적‘인 흐름이 얼마나 큰 재앙으로 다가오는지를 보여주고, 곳곳에서 ’역행침식’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오마이뉴스에도 동일기제 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