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3]거짓자연은 돈을 흡수하는 밑 빠진 독이다
[연재기획 3]거짓자연은 돈을 흡수하는 밑 빠진 독이다
  • 정민걸 교수
  • 승인 2011.06.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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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의 물과 둔치를 단절하는 하안 구조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여울과 모래톱이 형성되어야 하는 생태계를 단절하며 얕은 모래 여울이 필요한 자어의 서식지를 없애고 수질정화를 저해한다.

참자연을 인위적으로 사람에게 보기 좋게 만들고 자연적인 변화를 못하게 하는 고정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참자연의 자정작용만 없애는 것이 아니다. 거짓자연을 계속 보기 좋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야 한다.

생태복원이라고 거짓홍보를 한 5.8㎞의 청계수로를 예로 들어보자. 청계천이라고 과거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지만 청계수로는 하천의 특성이 하나도 없는 인공수로일 뿐이다.

많은 물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수로 물이 들어가지 못하게 방수처리를 하고 콘크리트와 돌로 만든 고정된 바닥이어서 물이 숨을 쉬지 못하고 수온이 너무 높아 하천에서 살 수 있는 많은 수서동물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수로 공사가 생태복원의 성공인 것처럼 시민을 속이기 위해 인공 증식한 수서동물을 방류하여 수서동물을 끊임없이 죽여야 하는 수로이다.

바닥을 깨끗하게 유지해주는 수서동물이 살 수 없으니 부착조류가 너무 자라서 사람이 매달 두 번씩 바닥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한 번은 바닥을 청소하라고 다슬기를 대량으로 방류하였지만 모두 사라졌다.

▲ 법적 요건을 맞추기 위해 조성된 어도. 하천 물의 흐름을 저해하는 시설을 하는 경우 법적 의무에 따라 조성된 어도이지만 어도로서 기능하기보다는 물이 넘쳐흐를 때 함께 들어온 물고기들이 갇히는 웅덩이로 바뀌어 물새들의 먹이가 되거나 물이 마를 때 죽는 처형장이 될 수 있다.

다슬기가 살 수 없는 인공수로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명이 살 수 없는 인공수로를 돌로 만들기 위해 삼림과 석산을 훼손하였다. 무엇보다도 과거 청계천에 있던 무수한 문화재를 보존하지 않고 파괴해 버렸다.

소수의 사람들이 산책하기 위해 생명과 문화재를 파괴한 인공수로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약 100억 원의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 매년 100억 원의 세금을 제대로 투입하면 더 좋은 산책로와 시민광장을 서울시 곳곳에 조성하여 더 많은 시민이 이동 비용을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생태공원들을 인공의 도시에 조성할 수 있다.

하천의 물과 둔치를 단절하는 하안 구조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여울과 모래톱이 형성되어야 하는 생태계를 단절하며 얕은 모래 여울이 필요한 자어의 서식지를 없애고 수질정화를 저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