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재난은 미래의 안전을 위한 거울
과거의 재난은 미래의 안전을 위한 거울
  • 백제뉴스
  • 승인 2011.05.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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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시행착오(施行錯誤)를 살펴서 미래에 일어날 과오를 미리 방지하고자 할 때 쓰는 말이다.

화재 등 재난에 있어서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까? 본인이 겪은 과거의 재난 혹은 직접 눈으로 지켜 본 우리 이웃의 재난 그리고 매스컴을 통해 다같이 지켜본 대형재난에 대해서 우리는 그 당시에만 신경을 쓰고 슬퍼하고, 애통해 하다 금세 잊어버리는 “망각(忘却)의 동물”이라는 인간특성에만 충실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미래의 안전에 도움이 될 만한 과거의 재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주택화재를 예로 들어보자. 과거의 주택화재의 경우 사망 등 인명피해가 가장 큰 화재이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예방이 가능한 화재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아마 미래에도 주택화재로 인한 피해는 계속 되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주로 늦은 밤에서 새벽까지의 취약 시간대에 잠이 들어 화재를 인지하지 못해 연기로 인한 질식사가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주택에서는 반드시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여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내는 기구로 가격도 1~2만원대로 저렴하고 성능 또한 좋다.

거의 웬만한 사람은 경보음 소리에 잠에서 깰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기왕이면 각 가정마다 소화기 1개씩은 비치하여 초기진화용으로 사용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화재초기에 소화기의 성능은 화재 최성기에 소방차보다 더 효율적이다.

다음은 호프집, 노래방, 주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업소 화재를 살펴보자. 1999년 인천에서 발생한 호프집 화재사고는 다중이용업소의 화재가 얼마나 피해가 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화재로 57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 인명피해가 이렇게까지 컸던 가장 큰 이유는 해당건물의 비상구, 비상계단이 없었고, 출입구마저 막혀 사실상 피난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중이용업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소방시설 정비는 물론이고 비상구 비상계단 등 피난로도 확실히 확보되어야 한다. 즉 업주의 소방안전의식이 정비되어야 하고, 사용자들도 화재 등 재난 발생시에 대비해서 출입할 때 피난로를 미리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재난 발생시에는 무엇보다 침착해야 한다. 침착해야 이성적일 수 있고, 이성적이어야만 대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신체적 재난인 심근경색 등 심장마비 사고에 대해 알아보자.  심장마비가 온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10분 후 생존율은 2%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 곧바로 시작해야 하고, 즉시 시작한 심폐소생술에 의해 생존율은 3배 가까이 상승한다.

지난달 강원도 화천에서 집배원이 심폐소생술로 80대 할머니의 생명을 구해냈다. 이 집배원은 평소 안전교육과 소방훈련을 받을 때 응급처리요령을 배워 둬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할머니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소방방재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고 인터넷검색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119구급대원들은 매달 교육을 통해 많은 곳에 심폐소생술을 알리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다 꼭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택에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하고, 다중이용업소에는 소방시설설치 및 유지를 철저히 하고 피난로를 제대로 확보하며, 모든 사람들은 심폐소생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라.” 미래의 안전을 위한 거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연기소방서 조치원119안전센터장 이강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