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초등학교 [2]
중장초등학교 [2]
  • 윤현숙 기자
  • 승인 2011.03.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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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32개 초등학교를 찾아 달라진 교육풍습과 학생들의 생활상을 찾아보기 위해 백제신문이 '찾아가는 우리학교'란 코너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학교의 소식과 어린학생들의 포부 및 생활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계룡산 자락에 위치한 중장초 전경
교훈 : 푸른 꿈 높은 뜻
교목 : 은행나무 (어른을 공경하고 겸손하며 진취적이고 바른 중장인을 상징)
교화 : 목련 (정직하고 깨끗한 마음가짐과 진취적인 중장인을 상징)

꽃샘 추위가 유난히 기승을 부린 3월 2일, 계룡산 갑사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중장초등학교(교장 강태구)를 찾았다.

가을이면 샛노란 은행잎들이 단풍터널을 이루어 계룡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중장초는 재학생 총 24명으로 공주 관내 32개 초등학교 중 규모가 가장 작지만, 아기자기하면서 가족적인 모습은 도시의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날, 중장초는 1학년 2명과 유치원생 4명을 신입생으로 맞이 해 입학식을 갖는 한편,  봄방학을 마친 재학생들은 시업식과 함께 2011년도 정규과정을 시작했다. 학생수가 적어 복식수업 2개반(1학년 2명과 2학년 3명, 3학년 2명과 5학년 1명), 단식수업 2개반(4학년 7명, 6학년 9명), 병설유치원 1개반을 편성·운영하고 있는데  각 반을 알리는 교실 표지판에는 계룡산 봉우리를 딴 별칭들이 적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 강태구 교장
강태구 교장은 “학생들이 모두 순수하고 맑으며 선`후배는 물론 동급생들끼리도 싸우는 일이 전혀 없다”며 “학생수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폐교설도 나오고 있어 학교운영운영회에서도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라며 점점 줄어만 가는 시골 학교의 학생수로 인해 폐교의 위기까지 닥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대부분 초등학교에서는 아침독서 시간과 더불어 바른품성을 기르기 위한 여러가지 방과 후 활동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장초에서는 한자와 태권도에 역점을 두고 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5학년 이하니 학생은 어른들도 도전하기 어려운 ‘국가공인 한자 1급’에 합격해 학교의 명예를 빛내고 있다.

또 방과 후 교육 및 오후 7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함으로써 주로 논농사와 시설채소에 종사하는 부모들이 마음놓고 생업에 전념하도록 지역사회와 연계활동을 하고 있다. 

수업시작 전 자유시간.....
중장리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걸어서 등교하고 있으며 하대리에 사는 2명은 경천초 통학버스를 이용해 등교하고 있다.

길었던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마친 후 2011년도 교육과정의 첫날이라서 그런지 1교시 전 아이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복도를 타고 퍼져 나온다.

시업식과 더불어....
2011학년도 시업식을 하기 위해 재학생 18명이 보육교실에 모였다.  다른 학교에서 전입한 도승환 교사와 교대를 졸업하고 첫임지로 부임한 조은영 교사에 대하여 소개를 하자 학생들은 힘찬 박수로 환영한다.

이어 강태구 교장은 “오늘은 2011년도의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날로 무엇이든지 시작할 때의 계획이 중요하고 하루의 계획을 잘 세워야 1년의 계획도 잘 세울 수 있다”며 “학교생활 중 한자와 태권도를 통한 바른품성을 기르고 급수 따기에 꼭 도전해  결과를 이루자”고 격려한다.

▲ 입학식을 기다리고 있는 1학년 강영훈(좌)과 유승준(우) 학생모습
입학식, 새내기들 등교.....
유치원생 4명과 1학년 2명의 신입생을 환영하는 입학식이다. 담임교사는 아이의 가슴에 이름표를 달아주며  반갑게 맞이한다.

강태구 교장은 6명의 신입생들에게 축하의 꽃다발과 함께 선물을 일일이 전달한 후 “예쁘게 키워서 이 학교에 보낸 자녀들이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12명의 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니 부모님들께서는 걱정을 놓으시라”며 “입학한 어린이들을 환영하며 스스로 가방과 준비물을 챙기며 부모님께 늘 감사함을 가지라”고 신입생들에게 당부한다.

“착하고 귀여운 동생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돼 기쁘다”며 “다정하게 손잡고 서로 도와가며 밝고 예쁘고 씩씩한 중장의 새싹들로 자라나자”는 6학년 최유리 학생의 환영사에 이어 유승주 1학년 대표는 “형과 누나들을 따라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 무척 기쁘다”며 “모르는 것은 많이 도와달라”고 또렷한 목소리로 답한다.

각자 교실로...... 
△ 1~2학년 (체육활동부,  수정봉·연천봉)
신입생 유승준과 강영훈 학생은 교실로 들어와 사물함에 물건 정리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어 담임 교사를 따라서 시설물 둘러보기, 음료대, 신발장. 화장실 위치와 사용하기 등을 익힌다.

장염을 앓고 있는 유승준 학생은 아픈 티를 안내고 잘 따라 하더니 구토와 함께 조퇴를 한다.

▲ 조성숙 담임과 강영훈 학생이 스스로 등교준비하기 약속을 하고 있다
강영훈 학생은 입학하기 전에 한자 6급 자격증을 따고 5급 도전을 준비 중인데 수업이 끝나면 면소재지에 있는 학원에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담임교사가 한자중심의 방과 후 교육과 돌봄교실에 대해 안내하자 영훈이 어머니는 “직장 때문에 오후시간을 보내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학원비도 아끼면서 두 가지 걱정거리가 다 해결됐다”며 기뻐한다.

1학년 신입생이 학교 기초생활을 익히는 동안 2학년 학생들은 수학공부를 한다.  이어 컴퓨터를 활용한 프로젝션을 통해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듣고 알맞는 내용에 스티커를 붙인다. 흥미위주 수업방식에 학생들과 본 기자는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복식수업에 대해 조성숙 교사는 “부모들은 수업을 반만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학습도달 목표가 있기 때문에 1년 과정을 충실히 다 마친다”며 “동생들은 선배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배우기도 하며 부족한 점은 상급생들이 이끌어 주는 장점도 있다”고 말한다.

2학년 최서진 학생은 “1학년 동생들이 생겨서 좋고 동생들에게 잘해 줄 것”이라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 5학년 이하니 학생이 3학년 동생에게 자를 빌려주고 있다
△  3~5학년 (영어부·합창,  문필봉·관음봉)
계획표 짜기 시간이다. 거울을 받침대로 삼아 동그라미를 그리고 하루의 계획표를 짜 본다.

한자왕인 5학년 이하니 학생은 일일계획에 앞서 주간계획표를 먼저 짠다.
친구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서 유일하게 남은 5학년 이하니 학생은 단 한 명뿐이지만 씩씩하고 대견하다.  혼자라서 심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괜찮다”고 당차게 대답한다.
과학자, 푸드스타일리스트, 푸드 메이커, 소설가, 경찰, 의장디자이너, 환경학자... 이 모두가 이하니 학생이 이루고 싶은 장래 희망들이다.

 △  4학년 (줄넘기부,  삼불봉)
‘저를 소개합니다.  우리가족을 소개합니다. 선생님 이건 비빌이예요’ 주제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혈액형, 좋아(싫어)하는 것, 좋아(싫어)하는 과목, 잘(못)하는 것, 친한 친구, 등등 항목이 많다.

염재준 학생은 공룡그림 그리기를 제일 잘하고 부모님이 미술교사인 이윤 학생은 수학을 좋아하는데 축구는 못한다고 한다.

조은영 교사는 직설적인 언어표현을 하지않고 빙고게임을 통한 알아맞히기 방식으로 자기소개를 한다

 △  6학년 (컴퓨터부,  천황봉)
9명 전원이 여학생들로 구성된 상급반이다.
담임과 대화시간으로 홍용주 교사는 “6학년이 주축이 돼 동생들의 모범이 될 것”을 당부한다.
중장의 문화를 열어갈 주역들이 모인 자리다.

점심시간....
이날의 메뉴는 콩나물비빔밥, 어묵국, 배추김치, 요구르트, 꿀떡으로 전액 무상급식이다.
시내의 ㅅ학교 점심시간은 11시 30분부터 2시까지 3부제로 운영하는 반면 중장초는 각 담임과 함께 자리를 잡고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여 먹는다.

6학년 9명 전원이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아 담임교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누구도 먼저 수저를 들지 않는다. 도시학교에서는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아 얼른 먹고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다.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예절교육을 비롯해 남기는 음식 없이 식판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처리하는 학생들이 어른스럽다.

▲ 운동장에서 힘차게 축구를 하고 있다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오는 꽃샘추위는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데 운동장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린다.  점심을 먹고 난 아이들이 학교운동장에 나와 축구를 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여학생들이 놀이터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추운 줄을 모른다.

그사이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은 하루일정을 마치고 귀가시간이다. 가방을 메고 걸어가다가 형들과 축구를 하고 싶다며 달려가 다시 가방을 내려 놓는다.

한편, 중장초는 1963년 계룡초등학교 중장분교로 인가를 받아 1996년 중장초등학교로 개정했다.

1998년 충남도 교육청 지정 시범학교 운영, 2001년 공주교육청 지정 효 시범학교 운영, 2003년 교육과정 운영 우수상 표창, 2004년 충남도 지정 특기적성 시범학교 운영, 2005년 학교경영 우수학교 표창, 2006년 충남도 지정 학교혁신 시범학교 운영과 함께 지난 2011년 2월 제44회 졸업식을 치르면서 총 1,67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