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포구가 있는 논산천을 다녀와서
강경포구가 있는 논산천을 다녀와서
  • 전선호 객원기자
  • 승인 2011.01.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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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차가운 날 금강의 지류하천인 논산천을 둘러보기위해 그 시작점인 강경포구에 섰다. 강 건너에는 금강에서는 이제 흔하게 보이는 덤프트럭의 행렬이 보이고 영하의 날씨에도 밤늦게까지 쉼없이 움직이는 굴삭기의 굉음이 철새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포구에 들어서자 정박해 있는 어선들이 과거의 영화를 잠시나마 되살려주는 듯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경.은행원들의 실세가 강경상고 출신이었던 영광의 시대도 있었다. 하구둑이 막히기 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그 시절. 강경엔 외국인 선교사들도 들어왔다. 그래서 세운 한국 최초의 침례교회도 이곳 강경에 들어섰다. 물이 맑아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던 곳.그래서 어느해 팔월 보름 옥황상제의 딸도 목욕을 하러 내려왔다 가 되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었다던 옥녀봉. 그녀가 바라보던 거울이 바위가 되었다던 용영대가 있는 곳. 옥녀봉에서 바라보면 논산천과 강경천의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우리가 걸어야하는 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멀리 황하산성과 백제 계백장군의 영혼이 살아숨쉬는 황산벌이 희미하게 보이고 뒤로는 대둔산의 웅장한 자태가 강경과 논산을 품은 듯 그 위용을 드러낸다. 언젠가 하구둑이 열리고 뱃길이 만들어지는 날 예전처럼 강경의 영화가 부활할 것인가? 아니면 그나마 남아있는 사라져가는 것들의 모습마저도 모두 개발광풍에 휩쓸려 금강에 묻혀버리고 말 것인가? 그래서 오늘 사라질 지도 모르는 것들을 앵글에 담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