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따라서 - 고라니를 발견하다
눈길 따라서 - 고라니를 발견하다
  • 전선호 객원기자
  • 승인 2010.12.31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금강

가슴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처럼

청춘의 잃어버린 사랑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마는 물안개

그러나 잠시나마 내게 평온함을 주고

옛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금강

눈 속에서 발견한 고라니 발자국을 따라가 본다.
강을 몇 번이나 다녀갔을까?
주변을 살펴보던 중 갑자기 달아나는 고라니 한마리
녀석이 둥지를 틀었던 풀섶
고라니가 뛰어놀고 새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공간을 꿈꾼다. 자연도 그들 나름의 공간이 필요하다.
공주 산림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불티교. 금강 하구둑이 막히지 않았던 시절 소금배가 드나들어 소금이 불티나게 팔려서 이름붙여졌다 한다.
소금은 보이지 않지만 흰뺨검둥오리가 물살을 가르며 만드는 너울이 하얀 빛의 소금빛을 만든다.
연평해전을 치루는 대열은 분노와 적의로 가득차 있지만 오리들이 만들어내는 대열은 평화롭고 여유롭다.
싸움을 치루는 전선처럼 가운데 기다랗게 오탁방지막이 보이고... 그러나 청벽은 눈이 쌓여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운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과 <피아니스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철조망에 막혀 서로가 만날 순 없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던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전쟁의 포화속에서 숨죽이며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2010년 우리 사회의 갈등을 본다. 2011년은 희망을 꿈꾸며 평화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