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과 대화하기
아픈 몸과 대화하기
  • 장재을(국선도 명상지도자)
  • 승인 2007.08.2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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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나 한의원에 가면 의사들이 꼬리말처럼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작고 대수롭지 않은 병이라면 의사들의 이런 말을 귀 기울여 받아들이고 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큰 중병을 선고 받거나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병을 선고받은 직후부터 더욱 힘들고 두려운 마음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그로인해 병이 더 빨리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은 몸(생명력)과 마음과 정신이라는 세 가지 에너지로 이루어진 존재입니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모두 이 세 가지 에너지의 작용 때문에 나타납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마음과 정신을 밝게 갖는 것이 수월합니다. 그런데 몸이 불편한 사람은 마음과 정신을 밝고 편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마음과 정신이 어둡고 불편한 사람들은 몸도 건강해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몸이 불편한 사람일지라도 마음과 정신이 밝으면 병이 완치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세 가지 에너지는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지만 사실은 한 몸처럼 서로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몸(생명력)과 마음과 정신에너지는 모든 세포들 속에 한 몸처럼 녹아서 스며있기 때문에 세포 하나하나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한의학과 도가(道家)에서는 몸속의 장부와 마음작용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풀어 논 얘기가 있습니다.

「생각이 많고 짜증을 잘 내면 비장과 위장을 상하게 하고, 근심과 슬픔에 젖으면 폐와 대장을 상하게 한다. 또 크게 놀라거나 공포에 질리면 신장과 방광을 상하게 하고, 미움과 분노는 간과 담을 상하게 하며, 화를 많이 내면 심장과 소장에 나쁜 영향을 준다.」

몸이 아프면 마음과 정신까지 극도로 약해집니다. 온갖 두려움과 불안감에 자꾸 빠지게 되고 자신과 병든 몸을 미워하며 자책하기 쉽습니다.

아무리 병이 깊어도 마음과 정신이 밝으면 그 순간부터 모든 병은 설자리가 없어집니다.

몸이 아프거나 병을 진단 받았다면 우선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저는 몇 해 전 위장에 큰 병이 들어서 심한 고통을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픈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수개월을 지내다가 언젠가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에야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위장은 그동안 나 때문에 얼마나 큰 고생을 했겠나싶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배가 아파올 때마다 위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나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니?”

“그래도 이 정도로 버텨줘서 너무 고맙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1분도 안 돼서 신기하게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위장에게 미안해서 한 번 해봤던 대화가 나중에는 아플 때마다 치료법으로 써먹게 됐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호전돼서 어느 샌가 아픈 일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몸속의 모든 장부들, 모든 기관들을 친구처럼 생각해 보세요.

몸속의 모든 장부들, 모든 기관들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나를 위해 수고해줘서 너무 고맙다”

“나를 위해 수고해 주는 너희들은 나 보다 또 하늘의 천사들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들이다”

아픈 몸을 미워하는 대신 대화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픈 몸을 자책하는 대신 용서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